인플레에 발목 잡힌 세계 경제…국내도 동반 침체 ‘경고음’

이창준 기자

물가상승률 8% 뚫린 미국, 금리 인상 전망에 증시 급락

국내 경상적자 등 거시건전성 지표 악화…장기 침체 우려

전 세계적인 고물가 추세에 따라 국내 물가가 당분간 더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생산 및 소비 등 국내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꾸준히 흑자를 유지했던 경상수지도 2년 만에 적자로 전환되면서 거시건전성 지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은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경제가 본격적으로 침체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6%를 기록하며 1981년 12월 이후 40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촉발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미국 내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4.6% 증가했다. 식료품 가격도 같은 기간 11.9% 올랐다.

물가가 역대 최대 폭으로 치솟자 추가 금리 인상 전망에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80.00포인트(2.73%) 하락한 3만1392.79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16.96포인트(2.91%) 급락한 3900.8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14.20포인트(3.52%) 급락한 1만1340.02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국내 경기도 고물가와 글로벌 경기위축의 우려로 침체 터널에 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신 집계치인 지난 4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물가상승률은 9.2%로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국내 물가상승률도 5.4%로 집계되면서 14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물가는 급등하는데 경기침체가 닥친다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도 있다. 지난 4월 국내 생산·소비·투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현재 경기 수준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전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하며 두 달 연속 하강 곡선을 그렸다. 향후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같은 기간 0.3포인트 하락해 10개월 연속 하락세가 지속됐다.

거시건전성 지표도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2년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국내 통합재정수지는 2019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어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쌍둥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외 경제기관도 향후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OECD는 지난 8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7%로 0.3%포인트 낮추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1%에서 4.8%로 두 배 이상 상향 조정했다. 연간 4.8%의 물가상승률은 1998년(7.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4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5%로 낮추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3.1%에서 4.0%로 올렸다.

다만 세계적인 고물가 흐름은 올해를 넘기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 하원 세출위 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지금 당장 내 판단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점”이라며 “올해 말까지 높은 인플레이션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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