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치솟는 환율···백화점 명품 판매 줄어들까

정유미 기자
지난 5월30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명품관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고객들.  강윤중 기자

지난 5월30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명품관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고객들. 강윤중 기자

최근 환율이 요동치면서 국내 백화점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하는 등 연일 오르면서 명품 주소비층의 지갑이 닫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들은 새로운 구매층으로 떠오른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수입 명품 패션과 화장품, 잡화와 가구류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백화점은 최근 3년간 명품 매출이 전년 대비 평균 30% 이상 늘었고 소비층도 MZ세대로 확대됐다. 백화점들은 명품 매출의 40%가량을 책임지는 ‘큰손’으로 부상한 MZ세대를 잡기 위해 ‘전용 공간’과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였다.

백화점들은 MZ세대의 명품 소비에 힘입어 코로나19 위기를 넘겼다.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는 소득과 상관없이 명품을 과감하게 구입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비를 과시하는 이른바 ‘플렉스(FLEX)’ 문화를 향유했다. 하지만 인기 명품의 대부분이 유럽·미국산이라 원달러·원유로 환율이 급격하게 뛸 경우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말까지 판매할 명품 물량을 이미 확보해 당장 환율의 영향은 적다고 한다.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나 프랑스 샤넬 등의 가격을 최근 인상했지만 매출이 오히려 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주요 명품 브랜드의 가격이 인상 또는 임박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선구매 수요가 늘어나 6월에만 명품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 가까이 증가했다”면서 “다만 명품의 경우 입고 시점에 결제를 하는 만큼 환율 변동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백화점 쇼윈도에 진열된 샤넬 제품. 연합뉴스

서울의 한 백화점 쇼윈도에 진열된 샤넬 제품. 연합뉴스

롯데백화점도 환율 급등으로 당장 명품의 인기가 식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본점의 경우 해외 브랜드 중 유럽산이 80%, 미국산은 15%로 전체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잇따른 명품 가격 인상에도 소비수요는 감소하지 않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일부 명품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5%가량 가격을 인상했는데도 고객이 줄지 않았다”면서 “다만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도 있어 환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경우 400여개 수입 브랜드 중 유럽산이 60%, 미국산이 30% 등 전체의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상위 매출 브랜드인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까르띠에 등은 여전히 견고한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원자재 가격 인상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하반기에는 다소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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