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설비투자가 버텨준 덕에 겨우…3분기 성장률 0.3%

이윤주 기자

9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이어가

소비 1.9%·설비투자 5.0% 증가

수출, 수입 증가에 밀려 기여 미미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27일 소비자들이 배추 등 김장재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27일 소비자들이 배추 등 김장재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올 3분기 한국 경제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중심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0.3%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성장을 이끌어온 민간소비도 앞으로 힘이 떨어질 것으로 보여 4분기부터는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자금시장 경색이 건설투자나 설비투자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 분기 대비)이 0.3%로 집계됐다고 27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 성장했다.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하기 시작한 2020년 3분기부터 9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지만, 성장률 자체는 지난해 3분기(0.2%) 이후 가장 낮았다.

3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승용차 등 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1.9% 증가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등 기계류와 선박 등 운송장비가 모두 늘면서 5.0%나 성장했다. 건설투자도 비거주용 건물 건설 확대와 함께 0.4% 늘었고, 정부 소비는 물건비 지출 위주로 0.2%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부진에도 불구하고 운송장비·서비스 수출 호조로 1.0% 늘어 2분기 역성장(-3.1%)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원유, 기계·장비 중심의 수입 증가율(5.8%)은 수출의 약 6배에 이르렀다.

3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기여도는 각 0.9%포인트, 0.4%포인트로 분석됐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3분기 성장률을 1.3%포인트 끌어 올렸다는 뜻이다. 반대로 순수출은 성장률을 1.8%포인트 끌어내렸다. 수출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입 증가폭이 수출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3% 감소했다. 실질 GDP가 0.3% 늘었지만, 원유 등 수입 가격이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보다 높아져 교역조건이 나빠진 영향이다.

올 성장률 2.6% 달성 무난하지만
4분기 전망 암울…‘역성장’ 가능성
고환율로 수출입 괴리 더 커질 듯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일단 한은이 전망하고 있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 2.6%는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산술적으로 4분기 성장률이 0% 중심으로 소폭 마이너스나 플러스 범위에 있다면, 연간 성장률이 한은 전망치 2.6%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올해 전망치는 달성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문제는 앞으로 낙관적 요인보다는 위험 요인이 더 크게 보인다는 점이다. 4분기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중국·유럽 등의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수출 증가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원자재값 상승에 환율 효과까지 겹치면서 수입물가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 증가율 간의 괴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올 2·3분기 성장을 견인했던 민간소비도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그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민간소비의 경우 급격한 위축은 당장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심리의 악화 및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는 시차를 두고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올 4분기 혹은 내년 1분기에는 역성장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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