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삼총사, 3색 미래기술 경쟁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

SK온이 ‘인터배터리’에 전시한 각형 배터리 시제품. SK온 제공

LG엔솔,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삼성SDI, 화재 위험 적은 전고체
SK온, 각형 배터리 시제품 공개
17일까지 역대 최다 477개사 참여

‘K배터리 빅3’로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15일 한자리에 모였다.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3’ 행사에서다.

K배터리 3사는 전시회에서 모두 미래 기술을 말했지만, 강조점은 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이륜차(오토바이)용 배터리를 교체하는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을 최초 공개했다. 삼성SDI는 전기차 충돌 시 화재 위험성이 낮은 전고체 배터리를 앞세웠다. SK온은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각형 배터리를 새로 개발해 전면에 내세웠다.

인터배터리 행사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해 17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11회를 맞는 이번 행사는 역대 행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중국을 제외하고는 배터리 최강국인 한국의 주요 배터리 3사가 모두 참여했고,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빨라져 배터리 업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는 477개사가 참여해 1400여 부스가 마련됐다. 사전 등록자는 5만3000여명이다. 지난해 행사에서 688개 부스에, 사전 등록자가 2만명이 안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사내 독립 기업인 ‘쿠루’의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을 처음 선보였다. 편의점 GS25와 협업한다. 편의점에 설치된 배터리 교환기에서 충전된 배터리를 꺼내서 교체하기만 하면 된다. 올해 7월부터 서울 강남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안홍덕 쿠루 대표는 기자와 만나 “친환경인 데다가 내연기관 오토바이의 소음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를 공급하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의 ‘루시드 에어’ 차량도 전시했다. 루시드 에어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은 3초이고 탑재된 배터리팩의 용량은 112kWh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용 급속충전기를 쓰면 15분 만에 400㎞ 이상을 주행할 수 있을 만큼 충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차세대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를 가장 먼저 상용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전해질이 고체로 된 배터리다. 전기차 충돌 시 화재 위험성이 낮고,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어서 배터리 기술의 ‘게임 체인저’로도 불린다. 단 전해질을 고체로 바꾸는 기술을 구현하기 힘들다. 삼성SDI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 부스에는 BMW 전기차 ‘뉴 i7’과 볼보트럭의 ‘FM 일렉트릭’도 전시됐다. 뉴 i7에는 삼성SDI의 P5 배터리(각형)가 탑재된다. FM 일렉트릭은 볼보트럭이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대형 트럭으로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 2만8000여개가 탑재된다.

SK온은 각형 배터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SK온은 20분 내에 80% 이상 충전이 가능한 새로운 각형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각형 배터리는 볼보에 공급될 가능성도 있다. 전날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겸 SK온 대표이사는 방한 중인 짐 로완 볼보 최고경영자(CEO)와 서울의 한 호텔에서 회동했다. 볼보 전기차에 SK온의 각형 배터리가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