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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위기설’ 휩싸였던 도이치방크에도 2200억원 투자

권정혁 기자

5년간 채권 투자 늘려 1592억원

주식 618억…총 2210억원 투자

지난 25일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도이치방크. 연합뉴스

지난 25일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도이치방크.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최근 위기설에 휩싸인 독일의 투자은행(IB) 도이치방크에 2200억원을 웃도는 기금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민연금공단이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도이치방크 투자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난해 8월말 기준 도이치방크에 투자한 금액은 주식 618억원, 채권 1592억원 등 총 2210억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5년 간 도이치방크에 대한 채권 투자금을 꾸준히 늘려 2018년 130억원에서 지난해 1592억원 수준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투자금도 2018년 250억원에서 지난해 618억원으로 2배 이상 늘렸다. 국민연금은 “공단 자료공개 정책상 최근 보유현황을 공개하지 않아 공개 가능한 6개월 이전 시점인 2022년 8월말 기준으로 했다”고 밝혔다.

도이치방크는 한 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크레디트 스위스(CS) 인수 문제로 불거진 ‘뱅크데믹’ 공포의 여파로 주가가 14% 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스위스의 최대 은행 UBS가 CS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스위스 금융당국이 CS가 발행한 160억스위스프랑(약 22조원)에 달하는 신종자본증권(AT1·코코본드)을 전액 상각 조치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채권 발행 비중이 높은 도이치방크가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0일 0.93%에 불과하던 도이치 방크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주 유럽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 심리가 퍼지면서 한때는 2018년 이후 최고치인 2.2%를 넘어서기도 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보험 성격의 금융 파생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해당 채권의 부도 위험이 높다는 의미다.

유럽발 금융 불안에 국내 은행들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27일 신한금융지주는 다음 달 콜(조기상환)옵션 만기가 돌아오는 1350억원 규모 원화 신종자본증권(2018년 4월 발행)의 콜옵션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날 우리은행도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2013년 4월 발행)에 대해 다음 달 중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콜옵션 행사 방침을 미리 발표하는 것은 크레디트스위스(CS)은행의 신종자본증권 상각 이후 도이치뱅크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는 등 글로벌 은행 시스템 우려가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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