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한그릇 사먹기도 버거운 고물가 시대…” 간편식 삼계탕 인기

정유미 기자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주부 김모씨(55)는 지난 주말 가족들과 서소문에 있는 유명 삼계탕집으로 향했다. 푹푹 찌는 무더위에 모처럼 가족들과 오붓하게 식사를 하며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김씨는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기본 한 그릇이 1만9000원인 데다 산삼과 전복을 넣으면 1인당 2만5000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그는 “4명 가족이 가장 싼 기본 삼계탕을 시켰는데 8만원 가까이 나왔다”면서 “아무래도 올여름 복날에는 간편식 삼계탕을 구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계탕

삼계탕

때 이른 초여름 날씨에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고물가 시대 생닭과 인삼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삼계탕도 집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간편식으로 대체되는 추세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비비고 삼계탕’은 5월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월과 비교해 15% 이상 증가했다.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인 6~8월 제품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비비고 삼계탕은 전년 대비 판매량이 30%가량 증가하는 등 150만봉이 팔리면서 3년 연속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비비고 관계자는 “전자레인지에 5~7분 정도만 조리하면 맛있고 간편하게 건강을 챙길 수 있다”며 “다가오는 7월 복날을 맞아 다채로운 보양 음식 기획전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들어 3월까지 ‘올반 삼계탕’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 늘었다. 신세계푸드는 주력 상품인 올반 삼계탕 생산량을 지난해 동기보다 87% 늘리는 등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간편식을 찾는 고객이 많이 증가하는 만큼 전문점 수준의 보양식을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맛과 품질이 뛰어난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간편식 삼계탕이 인기를 끄는 것은 고물가 시대 외식 가격이 크게 올라서다. 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은 1만6346원으로 전년 동기(1만4500원)보다 12.7% 올랐다.

하지만 간편식 삼계탕은 1봉지당 7000~8000원대로 가격이 합리적이다. 간편식이지만 맛과 품질 면에서는 외식 전문점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조리방법이 간단해 무더위에 오랜 시간 집안에서 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삼계탕 주재료인 생닭 가격은 크게 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사룟값 인상과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등 닭고기 사육 마릿수가 감소하면서 공급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닭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 5일 기준 4016원으로 지난해 6월7일(3249원) 대비 23.6% 올랐다. 소매가격도 ㎏당 6377원으로 연초인 올해 1월2일(5602원)에 비해 13.8% 상승했다.

비비고 삼계탕

비비고 삼계탕

올반 삼계탕

올반 삼계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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