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LFP가 대세되나···‘K 배터리’ 업체는 ‘코발트 프리’로 대응

전기차 가운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그간 LFP 배터리는 가격은 저렴한 대신 성능이 떨어지는 중국산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10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가격 경쟁이 가열되는 데다, 높은 안전성까지 주목받으면서 LFP 배터리가 대세로 자리매김해가려는 모습이다.

모델 Y 가격 테슬라 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LFP 배터리와 NCM 배터리 비교

세계 최대이자, 전기차 시장을 선도해온 테슬라가 모델 Y 후륜구동(RWD) 모델에 LFP 배터리를 장착한 사례는 상징적이다.

테슬라는 올해 초부터 가격을 낮추고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전기차 모델이 대거 늘어난 데다, 완성차 회사들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기차 가격 경쟁 국면으로 들어선 환경이 영향을 줬다. 테슬라는 7000만원 후반대였던 모델 Y의 국내 판매 가격을 5699만원까지 낮췄다. 국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인 5700만원 아래로 가격을 맞췄다.

이렇게 모델 Y의 가격을 낮추면서 테슬라는 생산지를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기고,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가 511㎞에서 350㎞로 짧아졌다. 성능보다는 가격을 선택했다. LFP 배터리는 중국 CATL이나 BYD(비야디)가 주로 생산한다. 가격 경쟁력을 위해 중국으로 생산지를 옮기면서 배터리 역시 중국 제품으로 바꾼 것이다.

또 KG모빌리티가 다음달 출시할 토레스의 전동화 모델 ‘토레스 EVX’에도 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토레스 EVX 역시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운 모델이다.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의 최종 가격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트림에 따라 4850만~5200만원 수준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보조금을 받게 되면 일부 지자체에서는 3000만원대에도 구입이 가능하다. 토레스 EVX는 BYD산 LFP 배터리가 들어간다.

기아도 올해 출시할 레이 전기차에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한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에선 최초로 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사례다. 역시 가격 경쟁력을 염두에 둔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업계가 LFP 배터리를 주목하는 건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이 아닌 여러 장점 때문이다. 가장 주목받는 특징은 안정성이다. 35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잘 폭발하지 않는다. 화재는 여전히 전기차 업체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화재 위험성이란 측면에선 LFP 배터리는 NCM(삼원계) 배터리보다 우수하다. 게다가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보다 수명도 길다.

다만 순간 출력이 약하고, 무게도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낮아서 주행거리가 짧다. 고성능, 고가의 전기차에는 이 때문에 NCM 배터리가 적용돼 왔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같은 ‘K 배터리’ 업체들은 ‘코발트 프리’ 배터리 개발로 중저가 시장에 대응하려고 한다.

코발트 프리 배터리는 기존의 NCM에서 코발트인 ‘C’를 뺀 NM으로 구성된 배터리를 말한다. NCM보다는 가격이 싸고 LFP보다는 비싸다. 대신 LFP보다는 성능이 좋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FP는 단위 부피당 낼 수 있는 성능에 한계가 있다. 저가형에선 유효하지만 프리미엄 모델로 확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코발트 프리 배터리의 성패에 따라 중저가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