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동원 ‘2파전’으로 좁혀진 HMM 매각전

이진주 기자
국내 최대 국적선사인 HMM(옛 현대상선) . HMM제공

국내 최대 국적선사인 HMM(옛 현대상선) . HMM제공

국내 최대 국적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새 주인 자리를 놓고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 최종 경쟁을 펼치게 됐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MM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매각주관사 삼성증권은 이날 HMM 매각을 위해 실시한 본입찰에서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최종 입찰했다고 전했다. 이날 동원은 물류·항만 전문 기업인 동원로엑스를 HMM 인수 주체로 내세웠다.

하림과 동원은 지난 9월 예비입찰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초반부터 HMM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반면 해운업 불황 등을 이유로 불참 가능성이 거론됐던 또 다른 후보인 LX인터내셔널은 최종 입찰에 불참했다. LX인터내셔널의 올해 상반기 말 순차입금은 1조1101억원으로 동원산업(2조1374억원), 하림(4조4376억원) 등과 비교해 재무적으로 안정적인 편이지만 높은 인수 가격 대비 해운 운임 악화 등을 부담으로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시장상황, 경영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판단하에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HMM의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3억9879만주(지분율 57.9%)로, 예상 매각 가격은 현재 HMM 주가 기준 5조~7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더하면 7조~8조원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하림과 동원의 현금성 자산은 각각 1조6000억원, 5200억원인 반면 HMM의 올해 4월 기준 자산 총액은 25조8000억원이다. 업계에서 유찰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림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 호반그룹과 함께 유가증권 매각과 영구채 발행, 선박 매각 등으로 재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 소속 해운사인 팬오션은 최근 한진칼 주식 390만3973주를 1628억원에 처분했다.

동원은 지주사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인 미국 참치통조림 업체 스타키스트의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해 5000억~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에 따르면 HMM 채권단은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이 제시한 인수 금액뿐 아니라 재무 상태, 자금 조달 계획, 경영 계획, 해운업 운영계획 등을 종합 검토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다음 달 중에, 이르면 이달 말에 발표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HMM 본입찰 결과 유효경쟁이 성립했다”며 “우선협상자 선정은 통상적으로 1~2주가 소요되나,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최대한 빠르게 선정해 연내 주식매매계약 체결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찰 유무나 결과가 즉각적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너무 빠르게 발표하면 (산은이 결과를) 미리 정해놨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강석훈 산은 회장은 HMM의 연내 매각 원칙을 고수했지만 지난 달 2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고, 그래서도(매각해서도) 안 된다”고 답했다. 이 발언은 유찰 여지를 두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현재 응모자들이 적격자가 아니라는 발언은 아니었다”며 “원론적인 말씀을 드렸다”고 진화에 나섰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전날 HMM 인수전과 관련해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준비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면 바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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