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6개월만에 2%대…설 앞두고 농산물은 치솟아

이창준 기자

유가 안정세가 상승률 둔화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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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제공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만에 2%대로 내려섰다. 3달 연속 둔화 흐름을 이어간 것이지만 한파 영향으로 사과, 배 등 농산물 물가가 치솟으면서 설 명절 물가는 비상이 걸렸다. 또 중동 정세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다음달 물가가 3%대로 복귀할 가능성도 커졌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2.8% 상승했다. 상승률은 전월(3.2%) 대비 0.4%포인트 내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7월(2.4%) 이후 6개월만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같은 기간 2.6% 오르면서 이 역시 상승률이 전월(3.1%)보다 둔화했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 가격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상승률 둔화에 기여했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대비 5.0% 내려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0.21%포인트로 나타났다. 석유류 가격이 내리지 않았으면 물가 상승률은 3%대가 넘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반면 농산물은 15.4%나 오르면서 물가 상승률을 0.59%포인트 끌어올렸다. 지난달(15.7%)에 이어 두 달 연속 15%대 상승이다.

특히 신선 과실은 28.5% 올라 2011년 1월(31.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사과와 배 물가는 각각 1년 전보다 56.8%, 41.2% 급등했는데, 작황 부진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치솟기 시작한 사과값 상승률은 9월 56.3%, 10월 74.7%, 11월 56.8%, 12월 54.4%를 기록하는 등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사과 배 등의 작황이 좋지 않았던 것과 귤 등에 대한 높은 수요가 맞물리면서 과실 물가가 수개월째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기후 등 불확실한 요인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외식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4.3% 상승해 0.60%포인트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상승 폭은 2021년 11월 4.1% 상승 이후 가장 낮았다. 가공식품 가격은 작년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지만, 지난달보다는 0.4% 내렸다. 주세 기준판매 비율 제도 도입으로 소주·맥주 유통 가격이 인하된 영향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물가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겨울철 이상 기후가 지속되는 등 물가 불확실성은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상목 기재부 장관 및 부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80달러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2%대 물가가 조속하고 확실하게 안착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설 명절 물가와 관련해서는 “성수품 공급 확대, 할인 지원 정책 등을 밀착 관리해 16개 설 성수품의 평균 가격을 전년보다 낮게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사과·배 등 가격 안정을 위해 농축산물 할인지원 예산 100억원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올해 사과·배 계약재배 물량도 8000톤 확대해 향후 수급 불안에도 미리 대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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