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마을 군수가 재생에너지 기업 찾은 이유···“해남 오면 RE100 책임지겠다”

이홍근 기자
명현관 해남군수가 8일 ‘2024 한국 재생에너지 매칭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해남군 제공

명현관 해남군수가 8일 ‘2024 한국 재생에너지 매칭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해남군 제공

‘땅끝마을’ 해남군 군수가 RE100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에 “우리 지역에 투자하면 재생에너지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해남군은 RE100 산업단지를 포함한 탄소중립 도시 건설을 추진 중인데, 기업유치를 위해 직접 홍보 활동에 나선 것이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8일 기업재생에너지재단 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4 한국 재생에너지 매칭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재생에너지 매칭포럼은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환 지원을 위해 수요·공급기업을 맺어주고, 관련 정책을 소개하는 행사다. 삼성전자, 현대건설, 네이버 등 RE100 멤버스 기업과 보성산업 등 공급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재단 초청으로 연단에 선 명 군수는 “기업의 RE100 전환에 함께할, 믿을만한 동반자를 찾는 여러분께 해남을 소개해 드리기 위해 멀리서 달려왔다”면서 “해남군 구성지구에는 서남권 최대 도시개발사업으로 632만평(2089만㎡) 규모의 솔라시도 기업도시 조성이 추진되고 있으며, 특히 RE100 전용 산업단지를 조성해 관련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주일 전 정부 기회발전특구 신청을 마쳤다”면서 “투자의 효과를 가장 크게 거둘 수 있도록 기업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해남군은 산이면 구성리 일원 2089만㎡(632만평)에 탄소중립 도시 ‘솔라도시’ 건설을 건설하고 있다. 도시 안에 165만㎡(50만평)규모의 RE100 산업단지를 만들고, 태양광 집적화단지를 조성해 전력을 수급하겠다는 게 해남군의 계획이다.

해남군은 연평균 수평면 직달일사량이 2.13kWh/㎡/day로 전국에서 가장 많아 태양광 발전에 적합하다. 관내에 대규모 염해농지도 갖추고 있다. 부동지구, 화원·문내지구, 산이지구와 인근 영암군 삼호·미암지구를 이용하면 3GW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만들 수 있다. 대형 원전 3기에 달하는 규모다. 해남군 관계자는 “다만 관리권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 있어 협조와 설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솔라시도 구상도. 해남군 제공

솔라시도 구상도. 해남군 제공

명 군수가 환경친화적 정책을 추진 중인 이유는 그가 ‘기후변화의 증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해남은 농어촌이라 농업과 수산업이 주 산업”이라면서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온이 올라서 김 생산이 안 되고, 배추에 병이 온 걸 직접 봤다”면서 “수도권 주민들보다 기후위기를 더 민감하게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남군은 지난 2021년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를 유치했는데, 이 배경에도 같은 위기의식이 있었다고 했다.

명 군수는 솔라시도 사업이 지방소멸의 해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기업과 데이터센터 유치로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인구도 유입된다는 것이다. 그는 “해남의 소멸 속도는 심각한 상황이라 대응책이 필요했다”면서 “마을을 가보면 70대가 청년일 정도로 노령화가 진행됐다. 한 분 한 분 돌아가실 때마다 인구가 줄어드는 게 체감된다”고 말했다. 1974년 23만명이던 해남군 인구는 6만4000명까지 줄어들었다. 이 중 65세 이상 인구가 2만3000명으로 전체의 36.5%를 차지한다.

명 군수는 “유입된 인구가 해남에 남아 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정주 여건 향상을 위해 교육, 의료, 레저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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