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사들이 해상풍력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이 스코틀랜드 경제개발기구들과 손잡고 유럽 해상풍력 시장에 진출한다.
HD현대중공업은 16일(현지시간) 영국 에든버러에서 스코틀랜드 엔터프라이즈(SE), 하이랜드 앤 아일랜드 엔터프라이즈(HIE)와 스코틀랜드 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부유식 해상 구조물 설계·제작 노하우를 공유하고 공급망 최적화 방안을 지원하게 된다. SE와 HIE는 스코틀랜드 내 재정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잠재적 공급 기업과 제조 시설, 투자자 등 네트워크를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 해양풍력 시장은 조선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해상풍력 구조물은 거친 해양 환경을 고려해 설계·제작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해양플랜트 제작 경험이 많은 조선사들이 강점이 있다. 조선소 내 특별한 구조 변경이나 설비 투자 없이도 바로 대형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어 사업에 뛰어들기도 수월하다. 시장 규모도 성장하는 추세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해상풍력 누적 설치 용량은 2022년 63.3기가와트(GW)에서 2032년에는 477GW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바닷바람이 강한 북해를 끼고 있는 영국은 해상풍력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 중 하나다. 2017년에는 북해에 세계 최초의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인 하이윈드 스코틀랜드를 건설한 바 있다. 영국 정부는 2021년 11GW였던 해상풍력 발전 규모를 2030년까지 50GW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나 로비슨 스코틀랜드 수석부장관은 “HD현대중공업과 같은 세계적 수준의 기업과의 이번 협력은 스코틀랜드의 기후 목표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회사들도 해상풍력 관련 사업 확장에 적극적이다. 한화오션은 최근 (주)한화 건설부문의 해상풍력 사업을 인수해 국내 10개 지역에서 2.6GW 규모로 진행 중인 풍력발전 사업을 맡게 됐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은 지금까지 강점을 갖고 있던 해상풍력설치선뿐만 아니라 사업 개발과 주요 기자재 제작, 설계·조달·시공(EPC), 해상풍력단지 운영·관리와 전력판매 등 ‘해상풍력 토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삼성중공업도 해상풍력설치선 분야에서 상당한 수주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