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 오른 환율, 앞으로 방향 가를 3가지 요인은

임지선 기자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82.2원에 마감했다. 권도현 기자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82.2원에 마감했다. 권도현 기자

원·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 7% 넘게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이란과 이스라엘 확전 여부, 미국 금리 흐름, 외국인 배당금 등의 이슈가 환율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종가와 비교하면 연초 3개월여 간 7.3% 상승했다. 지난해 말 종가(1288.0원)과 지난 19일(1382.2원)과 비교한 수치다. 1~4월 환율이 7%를 넘어서는 급등세를 보인 건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과 2009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 같은 기간 6.9%, 2009년 5,8% 상승했다. 급등한 환율은 지난 16일 장중 ‘1400원’을 터치한 이후 잇따른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으로 1370~1380원대로 진정된 모습이다. 일단 1400선은 방어했지만 ‘외부 변수’라는 불씨는 여전하다.

올해 7% 오른 환율, 앞으로 방향 가를 3가지 요인은

당장 가장 큰 변수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확전 여부다. 양측이 다시 무력충돌하게 되면 유가가 또 출렁인다. 위험회피 성향이 커지면서 달러 강세 압력도 커진다. 원화는 특히 에너지 가격 변동에 취약하다. 여러 요인이 합쳐서 환율이 다시 1400원선을 넘볼 수 있다.

당국이 양측의 전쟁 여부를 유심히 보는 이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이 확전되지 않을 경우 안정세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도 중요하지만 특히 우리처럼 석유 소비가 많은 나라는 중동 사태가 어떻게 될 지에 따라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전으로 인한 유가 폭등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교역이 타격을 입지 않을 경우에는 “제 생각으로는 환율도 다시 안정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후반 예정된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3월분 통계도 중요한 지표다. PCE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 향방을 따질 때 선호하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이미 시장은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고용지표 발표를 통해 연준이 6월에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26일 발표되는 PCE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6월 금리 인하 기대감은 아예 꺼질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진다면 달러 강세 현상을 뒷받침해 원화 가치가 오르긴 힘든 상황이 이어진다.

이번달 집중된 기업 배당 시기도 환율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4월은 외국인이 3월 주주총회에서 받은 배당금을 본국으로 송금하는 시기다. 예탁결제원 등의 자료를 보면, 외국인 주주가 가져갈 배당금은 약 9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배당금을 재투자할 수도 있지만 자국으로 보낸다면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21일 “당분간 달러·원화 환율이 1분기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고, 4월말까지 배당 송금 수요가 남아있어 환율 하락 유인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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