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대출 보릿고개…인터넷뱅크·저축은행까지 돈 빌릴 곳 없어진다

박효재 기자
연말까지 대출 보릿고개…인터넷뱅크·저축은행까지 돈 빌릴 곳 없어진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치에 부응하기 위해 최근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대출 제한조치를 꺼내들고, 인터넷은행과 저축은행은 대출 여력이 줄어들면서 연말까지 대출 보릿고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다음주 중 발표될 가계부채 보완대책에 따라 대출 가능액수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12일 시중 은행권 취재를 종합하면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한 조치들을 도입 중이다. 신한은행은 그동안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에는 예외로 뒀던 중도상환수수료를 오는 13일부터 부과하기로 했다. 신용대출 만기 3개월 이전에 중도상환하는 대출금에 대해 고정금리는 대출금의 0.8%, 변동금리는 0.7%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청약 등으로 빈번하게 신규 대출이 이뤄지고 해지도 잦아졌다”면서 “사실상 ‘빚투’라고 봐야 하는데, 총량관리가 중요한 시점에 실수요자에 대출이 돌아가도록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앞서 지난 7월 모든 신용대출에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했다.

하나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임대차 계약 갱신시 전세대출 한도를 제한한다. 전셋값 증액분, 대출 신청 금액, 증액 후 전셋값의 80%에서 기대출 취급액을 뺀 금액 중 가장 적은 금액을 대출 한도로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앞서 지난달 29일부터 전세대출 한도를 전세값 증액 범위 이내로 줄였다. 은행별로 부과된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5~6%)를 맞추고, 지난 8월 NH농협은행의 신규 담보대출 취급 중단에 따른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서다.

인터넷은행의 신규 대출실행 여력은 바닥나고 있다. 지난 5일 출범한 토스뱅크의 경우 사전 계좌개설 신청자 대상 신용대출실행으로만 지난 8일까지 연간 목표치(약 5000억원)의 60%인 3000억원을 실행했다. 이 같은 속도라면 이번주 중으로 대출이 중단될 수도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주택마련 자금, 결혼자금 등 각종 대출 수요가 몰린 결과”라면서 “당국에 제시한 중·저신용자 대출비중(34.9%) 목표치를 달성하면서 단기간 대출이 소진되지 않도록 속도조절하는 방안을 놓고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8월말 기준 전월세대출 포함 가계대출 증가율이 이미 20%를 넘긴 카카오뱅크는 지난 8일부터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일반 전월세보증금 대출 등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제2금융권도 대출여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9월 셋째주 기준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작년말 대비 18% 늘었다. 연간 증가율 목표치인 21.1%까지는 9000억원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중에만 19개사가 목표치를 초과했고, 남은 업체들도 풍선효과 차단을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다음주 중 발표할 가계부채 보완대책에 현재 2금융권 차주에 적용하고 있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60%를 1금융권 수준인 40%까지 낮추거나, DSR 산정시 전세대출과 보금자리론 등 서민금융상품을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업권별 DSR 규제 차이에 따른 풍선효과를 차단하고, 차주가 상환능력 범위 안에서 대출을 실행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규모가 큰 전세대출이나 서민금융상품까지 DSR에 포함시키면 고소득 전문직이 아닌 바에야 사실상 돈 빌릴 곳이 없게 된다”면서 “분할상환기간을 늘리는 등 DSR 규제 강화에 따른 보완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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