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급보증 ‘유동화증권’ 연내 만기 6조

유희곤·박채영 기자

메리츠, 1조1000억원 넘어 최다
하이투자, 자기자본 대비론 최고

‘부동산 PF 상품’에 경쟁적 보증
시장 침체에 레고랜드 사태 악재
대출 부실화 땐 유동성 위기 경고

증권사가 지급보증을 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증권(ABCP, ABSTB) 중에 연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 비중이 가장 큰 증권사는 하이투자증권,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메리츠증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증권들이 부실화되면 해당 증권사들이 책임을 져야 해 자칫하면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총자산 5조원 이상인 증권사 24곳이 지난해 1월4일 이후 신용보강(매입약정 포함)한 유동화증권 중 만기(신용보강 종료일)가 이날부터 오는 12월30일까지인 물량은 총 6조194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는 메리츠증권이 1조1991억원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신용공여형 유동화증권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하나증권(8652억원), 미래에셋증권(7126억원), 삼성증권(5430억원), 하이투자증권(5297억원) 순이었다.

자기자본 대비로는 하이투자증권이 37.4%로 가장 높았다. 두 번째로 비중이 높은 곳은 메리츠증권으로 22.8%였다. 이어 IBK투자증권(17.7%), 하나증권(14.7%), DB금융투자(13.4%) 순이었다. 한화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도 만기가 돌아오는 신용보강 유동화증권 비중이 각각 12.5%와 12.2%로 10%를 넘었다.

부동산 PF 유동화증권의 신용보강은 과거에는 건설사가 주도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증권사의 주요 수익 사업이 되자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직접 보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시장이 좋아 사업장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극히 낮았다. 하지만 올 들어 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대출금리 상승에 미분양 물량까지 늘어나면서 PF사업이 어려워졌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증권사들이 신용위험까지 부담하는 신용공여형 보증을 주로 확대하면서 유동성 확보 부담 외에 신용위험에도 노출됐다”며 “PF 대출이 부실화하면 일부 증권사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차환 발행이 되지 않을 때 증권사가 (신용공여한) 유동화증권을 떠안게 되지만 지금까지 차환 발행이 원활하게 되고 있다”며 “우발채무가 발생하더라도 이에 대응할 현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원도의 레고랜드 ABCP 지급보증 거부 사태 이후 시장이 악화되면서 차환이 중단되는 사업장이 잇따르고 있는 게 문제다.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사업이라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PF도 최근 차환에 실패해 보증을 섰던 4개 건설사가 7000억원을 책임지게 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2018년 이후 부동산시장이 활황을 보이자 일부 증권사들은 PF ABCP를 팔아 막대한 수익을 얻었는데 시장이 가라앉자 이제는 리스크가 되고 있다”며 “부동산시장이 더 나빠지면 2011년 저축은행처럼 증권사 쪽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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