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종룡, 한 표 차로 우리금융 회장 내정···사외이사 들 반대 목소리 컸다

유희곤 기자

금융당국 수장 출신으로 “부적절”

이사회서 만만찮은 반대표 ‘이례적’

현 사외이사 연임·교체 여부도 관심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64·사진)이 사외이사 투표에서 4대 3, 한 표 차이로 우리금융 회장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손태승 현 회장의 3연임을 막고 사실상 임 전 위원장을 지원했지만 관료 출신이 민간금융지주 회장에 오는 데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찮았다는 의미다.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안건 대부분에 별다른 반대를 하지 않아 ‘거수기’에 그치고 있다는 일반적 평가를 감안한다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지난 3일 임 전 위원장을 회장 내정자로 확정할 때 임추위원 7명 중 3명이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임추위는 이사회 내 위원회로서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금융 사외이사 7명 중 5명은 4% 안팎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민간 과점주주(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IMM PE, 푸본생명, 유진 PE)가 추천한 인사다. 사외이사 중 한 명은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내정자를 반대한 사외이사 중 일부는 우리금융 과점주주와는 무관한 인사들로 전해졌다. 반대 이사들은 우리금융이 완전 민영화한 지 2년도 되지 않았는데 금융당국 최고 수장을 지내면서 우리금융을 현재의 과점주주 체제로 만든 임 내정자가 회장을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임 내정자를 찬성한 이사들은 능력이 검증된 외부인사가 금융지주의 변화를 이끌 적임자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임 내정자가 신임 우리금융 회장으로 결정된 데에는 연세대 금융 인맥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 찬성 이사들은 본인 또는 자신을 추천한 과점주주의 최고경영자(CEO)가 연세대 출신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금융지주 회장은 임추위가 만장일치로 추대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소유 분산 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 및 셀프 연임 방지, 이사회의 공정한 임원 선임 절차 등을 강조한 후 열린 우리금융 임추위에서 신임 회장 후보자를 놓고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전개된 데 대해 금융권은 주목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사실상 임 내정자를 지원하는 상황에서 예전이었으면 7-0 만장일치 결론이 났을 것”이라면서 “정부 입김에도 반대표가 과반에 가까웠다면 소신있는 사외이사가 많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임 내정자는 다음 달 24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정식으로 취임한다. 같은 시기에 현 사외이사의 연임 또는 교체 여부도 관심거리다. 사외이사 7명 중 다음 달 주총까지인 3년 임기를 마치는 이사는 4명(노성태·박상용·정찬형·장동우)이다. 연임이 가능하지만 새 회장이 취임하는 데다 금융당국이 금융사 임원의 연임에 부정적인 점을 고려하면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임기가 남은 사외이사(윤인섭·신요환·송수영)도 자진사퇴 형식으로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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