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불안 커지는데 수입 수산물의 ‘국적 세탁’ 못 막는다

윤지원 기자

이력제 표시, 출하물량의 8% 그쳐

자율에 맡긴 3년, 참여율 개선 안 돼

일본산이 국내산으로 둔갑 ‘60%’

올초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으로 수입 수산물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지만, 생산지 확인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산을 다른 국가가 원산지인 것처럼 속여 팔다가 적발된 건수도 올 들어 139건에 달했다.

23일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해양수산부에서 받은 ‘수산물이력제 참여현황’을 보면 지난해 이력제에 참여한 곳은 6081개 업체, 표시 물량은 6099t이었다. 이는 전체 출하물량(7만9159t)의 8%에 불과하다.

수산물이력제는 어장에서 식탁에 이르기까지 수산물 정보를 기록·관리하고 제품식별번호를 통해 소비자가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대상 품목은 지난해 말 기준 갈치, 고등어, 멸치, 오징어, 참조기 등 45개다.

표시 물량이 저조한 이유는 ‘자율 참여’이기 때문이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예산 164억원이 투입됐지만 전체 물량에서 이력 표시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1%에서 8%로 떨어졌다. 참여 업체도 2014년 3229개에서 2016년 7066개로 증가한 뒤 다시 감소해 지난해 기준 6081개 업체만이 참여했다. 정부는 제도 활성화를 위해 굴비 등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품목에 대해 2019년부터 3년간 이력 표시를 의무화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참여율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125만t을 내년부터 30년에 걸쳐 해양 방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수입 수산물에 대한 이력 관리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원전 사고 이후 일본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중단했지만 여전히 연간 3만t 이상 일본산 수산물이 수입돼 밥상에 오르고 있다.

수산물 유통이력 의무 신고 대상 17개 품목 중 일본산이 많은 8개(명태, 가리비, 돔, 갈치, 우렁쉥이, 방어, 홍어, 먹장어)는 원산지 세탁도 빈번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2011년부터 올 8월까지 일본산 수산물이 국적을 세탁해 적발된 사례는 총 370건이며 이 중 60%가 일본산을 국내산으로 표시한 경우였다.

어 의원은 “수산물 먹거리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 수산물이력제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제도가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본산 수산물의 원산지 허위 표시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산물이력제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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