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요소수’ 품귀대란 긴급회의···업계 “비축물량 최대 3개월”

강연주 기자
서울의 한 주유소 입간판에 ‘요소수 판매’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주유소 입간판에 ‘요소수 판매’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화물트럭 같은 경유 엔진 차량에 꼭 필요한 ‘요소수’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중국 정부가 요소수의 원료 수출을 제한했기 때문인데, 사태가 장기화하면 물류대란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매시장에서 요소수 가격이 크게 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품절이 잇따르고 있다. 주유소에서도 요소수를 찾는 화물차 운전자들이 급증했다.

요소수는 경유차에서 나오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깨끗한 물과 질소로 분해하는 제품이다. 2014년 유럽연합(EU)이 시행한 경유차 배출가스 규제 ‘유로6’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요소수가 사용됐다. 이 무렵 제작된 대부분의 경유차들은 SCR를 탑재하고 있으며, 요소수는 경유차 운행을 위한 필수 소모품이 됐다.

하지만 요소수의 핵심 원료가 되는 요소를 공급해온 중국이 지난 15일부터 수출을 규제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중국은 요소의 원료인 암모니아를 석탄에서 추출해왔는데, 최근 석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국 내 요소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요소수 수급난이 지속되면 물류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 화물차가 요소수를 넣지 못하면 출력이 65%까지 떨어져 속도를 내지 못한다. 국내 경유 화물차 330만대 가운데 약 200만대가 요소수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젤 승용차도 요소수를 못 넣게 되면 시동이 걸리지 않을뿐더러 장기적으로는 질소산화물을 저감할 수 없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국내 요소수 시장의 80% 이상은 롯데정밀화학과 KG케미칼이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도 위탁생산으로 요소수를 공급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 요소수 재고량을 최대 3개월로 내다보고 있다. 요소수 수급 문제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정부가 수입 창구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요소수 제조사 관계자는 “중국 수출 제한이 지속된다면 국내 요소수 재고량은 최대 3개월 안에 동날 것”이라며 “국내 화물차의 50% 이상은 요소수 없이는 주행이 불가능해 사회적으로 끼치는 영향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의 대안으로는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방법이 있지만, 거리가 멀어 지금 주문을 넣어도 3개월 후에야 받을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는 중국의 수출 규제가 풀리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정부가 요소수의 수입 다변화를 통해 물량을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관련 업계 관계자들과 요소수 수급 문제를 놓고 회의를 진행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업체별 현황과 업계의 요구 사안들을 확인하고 방안을 모색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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