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0%대 성장 전망…‘D램의 겨울’이 온다

이재덕 기자
내년 0%대 성장 전망…‘D램의 겨울’이 온다

경기침체 우려 속 수요감소 악재
단일 품목 최대 수출 효자의 위기

삼성·SK, 실적 전망치 하향 속
원가 절감·고부가가치 제품 집중
기술 개발 통한 ‘한파 극복’ 채비

국내 최대 수출품인 메모리 반도체가 내년에 세계 시장에서 ‘0%’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기침체 우려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업들도 수요 전망치를 낮추는 등 ‘반도체 겨울’ 채비에 나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조사 기관인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지난 6월 발표한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을 최근 수정하면서 올해 성장률을 16.3%에서 13.9%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도 5.1%에서 4.6%로 내렸다. 반도체 기업들의 올 2분기 실적 등 실제 수치를 적용해 새로 계산한 전망치다.

성장률 전망이 하락한 주요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다. WSTS는 메모리 시장의 올해 성장률이 당초 18.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번 발표에서 8.2%로 큰 폭으로 낮췄다. 내년 전망치도 3.4%에서 0.6%로 대폭 떨어뜨렸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인 로직 반도체(올해 20.8%→24.1%, 내년 7.3%→8.1%)와 아날로그 반도체(올해 19.2%→21.9%, 내년 5.7→6.4%)의 성장률 전망치는 오히려 상향됐다.

메모리 업황은 올해 상반기만 해도 밝은 편이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D램 가격이 하락하는 등 업황 주기가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반도체 수요가 워낙 탄탄해 곧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경기침체 우려,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둔화 등이 악재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가격을 유지하고 있던 낸드플래시도 올해 6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8 MLC)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4.81달러를 유지하다가 6월 4.67달러, 7월 4.49달러로 떨어졌다. 대만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이날 “낸드플래시 공급과잉이 심화하고 있다”며 3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2분기보다 13~1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일 품목코드 기준 최대 수출품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수출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메모리 수출액은 52억7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에서 “내년에는 D램이 상당히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SK하이닉스도 2분기 실적발표에서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이 나오고, 인텔 등이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한다”며 “암울한 상황에서 벗어나 조금은 살아날 수도 있다는 일말의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체들은 기술 개발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EUV를 늘리고 적층기술 등에 투자해 원가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HBM3(고대역폭 메모리)와 DDR5, 기업용 서버에 사용되는 ‘엔터프라이즈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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