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합성생물학’ 육성 시동

이정호 기자

도축 없는 고기 ‘배양육’·친환경 ‘바이오연료’ 등 핵심 기술

8년 뒤 세계 최고 수준의 90% 목표

정부가 미생물 등 생명체의 내부 구조를 인공적으로 새로 설계해 먹거리나 의약품, 연료 등을 만들어낼 수 있는 ‘합성생물학’을 적극 육성하기로 했다.

합성생물학은 백신을 신속히 대량 생산해 보급하고, 환경 파괴를 줄인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등 기존 제조업 체계를 크게 바꿀 수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9일 경기 수원시 CJ제일제당에서 개최한 현장 발표회를 통해 바이오 제조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국가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합성생물학은 생명체의 구성 요소를 인공적으로 다시 설계하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사람이 원하는 물질을 만들어낸다. 유전공학과는 다르다. 유전공학은 유전물질을 개선하는 데 방점을 찍지만, 합성생물학은 새로운 형태의 유전물질을 만든다.

합성생물학의 활용 범위는 넓다. ‘배양육’에는 이미 이 기술이 응용되고 있다. 배양육은 소와 같은 가축의 고기를 세포 단위에서 공장이나 실험실을 통해 제조하는 것이다. 배양육은 대규모 사료 공급과 도축이 필요 없다. 의약품도 이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 미국 모더나가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합성생물학 기법으로 만들어 개발 기간을 단축했다.

바이오연료도 뽑아낼 수 있다. 현재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대신 사용하는 바이오연료는 대부분 사탕수수나 콩, 유채 등으로 만든다. 이런 작물을 기르려고 숲을 파괴하는 일이 많은데, 미생물을 상용화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미국과 영국, 중국, 일본 등은 합성생물학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지난 9월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국가 생명공학·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를 발표해 관련 산업 육성에 시동을 걸었다.

과기정통부는 2030년까지 한국의 합성생물학 기술 수준을 세계 최고 대비 9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향후 10년 안에 제조 산업의 30%를 바이오 분야로 전환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위해 합성생물학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전략 분야를 선정하고, 특히 핵심 인프라가 될 ‘바이오 파운드리’를 구축하기로 했다. 바이오 파운드리는 인공지능(AI)·로봇 등을 융합한 생물학 제조시설이다. 합성생물학 발전을 지원하는 제도 마련, 인력 양성도 해나가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구축을 목표로 총 3000억원 규모의 바이오 파운드리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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