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기는 ‘엑사원’ 한국어챗봇 ‘하이퍼클로바’…국내도 AI 서비스 봇물

이재덕 기자

포털·이통사 개발 가속화

국내 기업들의 ‘챗GPT’와 유사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발 빠르게 움직이는 쪽은 일단 포털업계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목표로 ‘서치GPT’를 베타서비스 형태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챗GPT 수준의 서비스를 도입하려면 수백억~수천억개의 학습 매개변수(파라미터)를 보유한 ‘GPT-3.5’ 같은 초거대 AI가 필요하다. 네이버는 2040억개 매개변수를 가진 ‘하이퍼클로바’라는 초거대 AI를 2021년 자체 개발해 음성인식·합성, 요약 등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도 GPT-3를 기반으로 매개변수 300억개 수준의 ‘KoGPT’를 개발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한국어에 특화한 대화형 AI 서비스로, 챗GPT와의 차별점을 부각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사물인터넷·AI스피커 등의 사업을 벌이는 이동통신업계도 챗GPT 경쟁에 뛰어들었다.

GPT-3를 기반으로 지난해 대화형 AI ‘에이닷’을 선보인 SK텔레콤은 챗GPT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정보검색 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KT는 매개변수 2000억개 이상의 연산 능력을 갖춘 초거대 AI ‘믿음’을 상반기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안성진 카이스트 교수는 “챗GPT가 시장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AI 서비스임은 틀림없지만, 핵심 기술을 다룬 논문은 몇 년 전 공개됐고 기술적 난도가 높은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AI 부문에서 국내 기업들은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이기는 하지만 보수적인 문화 탓에 ‘퍼스트 무버’(선도자)의 역량은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미지나 영상 등 다양한 형태(멀티모달)의 정보를 이해하고 추론 작업을 거쳐 결과물을 내놓는 AI도 있다. 예컨대 GPT-3에 이미지 생성 기능을 더한 멀티모달 AI ‘달리’는 사용자가 원하는 이미지에 대한 설명을 텍스트로 입력하면 이에 맞는 이미지를 생성해낸다.

국내 멀티모달 AI로는 3000억개 이상의 매개변수를 갖춘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엑사원’이 대표적이다. 엑사원은 기존 AI 언어모델이 수행하는 작업은 물론 텍스트를 읽고 이미지로 만들거나, 이미지를 보고 텍스트를 만드는 양방향 멀티모달 작업에도 능숙하다.

특히 학습하지 않은 이미지가 주어져도 기존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내용을 유추해 문장으로 표현한다.

엑사원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AI 아티스트 ‘틸다’는 이 같은 방식으로 인간 디자이너와 협업해 지난해 뉴욕패션위크에서 ‘금성에 핀 꽃’을 주제로 다양한 의상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엑사원은 전문용어와 그래프·그림 등이 포함된 논문에서 핵심 정보를 추출하고 분석하는 등의 역할에도 투입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언어 기반의 AI가 글·대화·그림 따위를 만드는 생성형 AI를 넘어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실행형 AI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한다. 다수의 쇼핑 사이트에서 결제 방식 등을 보여주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학습하고 구매 절차를 구조화한 AI가 “운동화를 구매하라”는 사용자의 지시에, 사용자 취향의 운동화를 선택하고 카드 결제까지 끝내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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