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정전 사고 원인은 작업절차 미준수”…2034년까지 4조 설비투자

박상영 기자
6일 오후 울산 남구 지역 일대에 정전이 발생하면서 신호등도 멈췄다. 경찰관이 수신호로 차량 통행을 제어하고 있다. 울산경찰청 제공.

6일 오후 울산 남구 지역 일대에 정전이 발생하면서 신호등도 멈췄다. 경찰관이 수신호로 차량 통행을 제어하고 있다. 울산경찰청 제공.

지난해 12월 울산에서 일어났던 대규모 정전은 시공사·감리사가 작업절차를 제대로 따르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전력은 이번 정전을 계기로 송·변전 및 배전 분야에 2034년까지 4조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옥동 변전소 고장 원인 조사반의 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조사반은 “시공사·감리사의 작업절차 미준수, 작업관리 미흡 등으로 고장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정전 사고 당일 옥동변전소에서는 전기를 넣고 끊는 스위치 기능을 하는 가스 절연 개폐 장치 설비 교체 이후, 일부 구간에서 가스가 새는 것을 고치는 누기 보수 작업이 이뤄졌다.

이 작업이 진행될 때는 특정 보수 구간 외에는 가스 절연 개폐 장치 내부의 절연 가스가 새지 않도록 밸브가 닫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시공사 관계자들은 일부 밸브가 열린 것을 모르고 보수 구간에서 절연 가스를 빼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가스가 가득 찬 상태에서 작동해야 하는 가스 절연 개폐 장치 기기의 다른 구간에서 가스가 새 나가면서 고장이 났고,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졌다.

당시 정전 사고로, 울산에서는 오후 약 2시간 동안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이는 2017년 서울·경기 지역에서의 20만여가구 정전 사고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한국은 호당 정전 시간이 9.14분으로 일본(6.0분)을 제외하고 가장 짧아 다른 국가에 비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하는 국가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복잡해진 전력망 여건과 설비 노후화 등으로 정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정전 사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8년 506건이었던 정전 사고는 해마다 늘어 2022년에는 933건에 달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변전소 설비 이상으로 경기 수원, 용인, 화성 인근에 전압이 갑자기 뚝 떨어져 에버랜드 놀이기구가 멈추는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전력은 이날 옥동 변전소 현장 재점검 회의에서 정전으로 인한 국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송·배전 설비 관리체계를 전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송·변전 및 배전 분야에 2034년까지 약 4조원 설비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대규모 적자로 설비투자가 제때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전기를 팔아 적자가 누적돼온 탓에 한전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202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한전 차입금 비율은 358.2%로 전년(287.2%) 대비 대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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