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기차 시장은 지금 공수교대 중…‘역발상’ 전략으로 한판 대결 펼친다

권재현 기자
지난 2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센터 순이관에서 열린 ‘2024 오토 차이나’(베이징 모터쇼)에서 관람객들이 샤오미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센터 순이관에서 열린 ‘2024 오토 차이나’(베이징 모터쇼)에서 관람객들이 샤오미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업체들은 해외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는 중국으로 향하면서 세계 곳곳에선 지금 ‘공수교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을 평정한 비야디(BYD) 등 현지 업체들은 기존의 강점이던 ‘가성비’를 넘어 고성능, 럭셔리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독일, 미국, 일본, 한국 등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해온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콧대를 한껏 낮춰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 소비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4년 만에 지난 25일 개막한 ‘2024 오토 차이나’(베이징 모터쇼)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급성장과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위상이 한꺼번에 드러난 무대였다. ‘2020 베이징 모터쇼’를 주름잡았던 미국 테슬라는 빠졌지만 80여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참여해 전기차를 비롯한 신에너지차량 278대를 전시했다. 세계 최초로 공개한 신차만 117대에 이른다. 제너럴모터스(GM),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폴스타 등의 최고 경영진이 잇달아 이번 모터쇼를 찾은 것도 이들이 중국 시장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알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오른 BYD는 이번 모터쇼에서 1287마력의 성능을 발휘하는 전기 슈퍼카 ‘U7’을 처음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중국=저가’ 공식을 넘어 해외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미국, 유럽 등의 견제에 맞선 ‘애국 소비’ 흐름과 정부 당국의 전기차 육성 정책 등으로 지난해 현지 브랜드 점유율이 60% 가까이 치솟은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맞춤형 현지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반영한 제품을 내놓거나, 현지 유력 기업과 손을 잡는 식의 전략이다. ‘저가’ 공세만으로는 중국 현지 업체들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탁월한 디자인, 참신한 아이디어, 하이 테크닉으로 승부를 겨루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모터쇼에서 고성능 ‘N’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아이오닉5 N과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5 롱레인지 모델을 선보이며 중국 전동화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 27일에는 중국 베이징 요세미티 호텔에서 송창현 현대차 AVP(미래차플랫폼) 본부장 사장, 왕윈펑 바이두 IDG 총괄·바이두그룹 부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커넥티드카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현대차·기아는 이를 계기로 중국 빅테크 기업 바이두와 커넥티비티,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지능형 교통 시스템, 클라우드 컴퓨팅 등 포괄적 영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일본 도요타도 중국 빅테크 기업 텐센트와 전기차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중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에 텐센트와 함께 개발한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송창현 현대차 AVP 본부장 사장(왼쪽)과 왕윈펑 바이두 IDG 총괄·바이두그룹 부총재가 지난 27일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송창현 현대차 AVP 본부장 사장(왼쪽)과 왕윈펑 바이두 IDG 총괄·바이두그룹 부총재가 지난 27일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지난 25일 개막한 베이징 모터쇼에서 ‘아이오닉 5 N’과 ‘디 올 뉴 싼타페’, ‘더 뉴 투싼’을 중국 시장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현대차가 지난 25일 개막한 베이징 모터쇼에서 ‘아이오닉 5 N’과 ‘디 올 뉴 싼타페’, ‘더 뉴 투싼’을 중국 시장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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