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한잔 더’…거리두기 해제로 밤 9시 이후 소비 대폭 증가

박채영 기자
돌아온 ‘한잔 더’…거리두기 해제로 밤 9시 이후 소비 대폭 증가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 분석
밤시간대 요식업 카드 이용건수
서울 전역서 두자릿수 상승 보여
마포구 51%, 강남구·중구 31%↑

주점 이용건·매출 세자릿수 폭증
“장사 잘돼…매출 3배는 올랐다”

“요즘 장사 너무 잘되죠. 거리 두기 풀리고 매출이 3배 정도 뛴 것 같아요.”

서울 용산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A씨(42)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 해제를 부쩍 뛴 매출로 체감하고 있다. 월 매출은 약 2년 만에 억단위를 넘겼고, 일손이 부족해 아르바이트생도 2명 더 뽑았다. A씨는 “작년 이맘때에는 10시면 문을 닫아야 했는데 요즘에는 새벽 2시까지도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의 회식도 부쩍 늘었다. 김모씨(28)는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나서 얼마 전 회식을 했다”며 “지난해 말부터 일하기 시작한 회사인데 직원 60명 다 모이는 전체회식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 모임도 늘어서 요즘엔 저녁 모임이 일주일에 2번 정도는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밤 시간대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다. 그동안 미뤄뒀던 모임들이 재개되면서 ‘보복회식’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거리 두기가 해제된 올해 4월 셋째주~5월 둘째주(4월18일~5월15일)와 지난해 같은 기간(4월19일~5월16일) 서울 25개 자치구 요식업종의 개인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의 사용실적을 비교 분석한 자료를 29일 내놨다.

지난해 4월19일~5월16일은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적용되던 시기였다. 당시 사적모임 인원은 최대 4명이었다. 식당과 카페의 매장 영업시간과 실내체육시설, 노래방 등의 영업시간은 오후 10시까지였다. 유흥·단란·감성주점, 콜라텍, 헌팅포차, 홀더펍 등 유흥시설은 집합이 금지됐다.

자료를 보면 카페, 식당 등 요식업종의 밤 시간대(오후 9시~자정) 카드 이용건수는 거리 두기 해제 덕분에 서울의 25개 자치구에서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젊은층이 선호하는 상권이 밀집한 마포구였다. 올해 4월 셋째주~5월 둘째주 마포구 요식업의 밤 시간대 카드 이용건수는 지난해에 비해 51% 증가했다. 마포구의 전체 시간대 요식업 이용건수가 20% 증가한 것에 비해서도 증가폭이 배에 달했다.

강남구, 중구, 영등포구 등 전통적으로 오피스가 밀집한 지역의 밤 시간대 요식업종 카드 이용건수 증가도 두드러졌다. 오피스가 밀집함과 동시에 유동인구도 많은 강남구의 요식업은 밤 시간대 카드 이용건수가 31% 증가했다. 명동과 을지로가 있는 중구의 요식업의 밤 시간대 이용건수도 31% 증가했다. 여의도가 위치한 영등포구는 밤 시간대 이용건수가 30% 증가했다. 이밖에 강서구(31%), 강북구(30%), 용산구(30%)의 밤 시간대 이용건수 증가율이 높았다.

업종별로 보면 저녁 시간대 이용이 상대적으로 많은 업종들이 크게 웃었다. 주점(맥주홀, 칵테일바, 스탠드바, 단란·유흥주점, 룸살롱 등)의 올해 4월 셋째주~5월 둘째주 카드 이용건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251% 증가했고, 이용금액도 186% 늘었다. 노래방의 이용건수와 이용금액도 각각 101% 증가했다.

거리 두기로 사적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의 타격을 크게 받았던 업종들의 매출도 크게 뛰었다.

지난해 이맘때 수도권에선 밤 10시 이후에는 포장만 가능했던 요식업(카페 제외)과 카페의 이용건수는 각각 10%, 37% 증가했다. 이용금액도 27%, 40% 증가했다. 밤 10시 이후 운영이 제한됐던 헬스장, 요가학원 등 스포츠센터는 이용건수와 이용금액이 각각 44%, 32% 증가했다. 사우나 및 목욕탕의 이용건수와 이용금액도 각각 63%, 64% 증가했다.

거리 두기 완화로 바깥나들이가 잦아지며 의류 및 패션 잡화 업체들도 덕을 봤다. 이 기간 의류와 패션잡화 이용건수는 15%, 이용금액은 1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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