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거래절벽’에도…10월까지 아파트 7만가구 쏟아진다

송진식 기자

‘큰 장’ 서는 전국 분양시장

올 8개월 공급 물량의 78%에 해당
경쟁 저조 땐 침체기 장기화 예상

10월까지 아파트 분양 시장에 ‘큰 장’이 선다. 18일 부동산 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다음달 말까지 전국에서 총 99개 단지, 7만478가구가 일반분양(민간아파트 기준)될 예정이다. 올 1~8월 기간 중 전국 민간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전체 8만9735가구(261개 단지)였다.

10월까지 약 40여일 동안 앞선 8개월의 78%에 해당하는 물량이 분양시장에 풀리는 것이니 ‘큰 장’임이 틀림없다.

이번 7만여가구 규모 분양 물량은 청약 결과 등에 따라 향후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추세나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올해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9.82 대 1’로 지난해(19.66 대 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파트 미분양도 지방을 중심으로 점차 느는 추세다. 분양시장과 (구축) 매매시장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규모 물량이 풀리고, 분양시장의 성수기로 통하는 가을철 이번 분양에서마저 저조한 청약경쟁을 보일 경우 매매시장 침체기는 보다 길어질 수 있다.

서울 중형급 단지 휘경3구역자이
당첨 시 수억 차익에 청약 몰릴 듯

■ 수도권 흥행 성적 ‘관건’

서울에서 오랜만에 중형급 단지의 분양이 기다리고 있다. GS건설은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3구역을 재개발해 총 1806가구를 짓는 자이 아파트(휘경3구역자이)를 10월경 공급한다. 이 중 719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 회기역이 모두 도보로 이용 가능한 위치에 단지가 있다.

서울의 경우 올해 상반기 청약경쟁률이 ‘29.4 대 1’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124.7 대 1)보다는 한참 못 미치지만 2020~2021년간 청약시장이 비정상적으로 과열된 점을 감안하면 평년 대비 낮은 경쟁률이 아니다. 2016~2019년 사이 서울 청약경쟁률도 ‘20~30 대 1’로 올 상반기 청약경쟁률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장기간 부동산 침체기로 평가되는 2008~2014년의 경우 경쟁률이 최저 ‘2.1 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휘경3구역자이의 경우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하면 당첨 시 수억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청약경쟁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송파구 가락동에서는 포스코건설이 가락현대5차를 재건축해 짓는 ‘더샵 송파 루미스타’를 분양한다. 소규모 재건축으로 총 179가구 중 34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지하철 3·5호선 환승역인 오금역과 5호선 개롱역이 주변에 있다. 포스코건설이 둔촌동 삼익빌라를 재건축해 공급하는 ‘더샵 팰리스 포레스티지’도 내달 분양 예정이다. 전체 195가구 중 7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태영건설은 경기 광주시 역동에 짓는 ‘더파크 비스타 데시앙’을 분양한다. 총 1690가구가 일반분양되는 대단지다. 민간특례사업으로 건립돼 광주시의 ‘중앙공원’이 단지 내 위치하게 된다. 경강선 경기광주역이 도보권에 있어 이를 통해 판교, 서울 강남 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 제일건설이 인천 영종하늘도시에 짓는 ‘제일풍경채 디 오션’(670가구), ‘제일풍경채 더 센텀’(311가구)도 10월 중 분양된다.

■ 지방 대단지급 분양 물량 대기 중

지방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에서 GS건설, SK에코플랜트, 포스코건설이 양정1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양정자이더샵SKVIEW’가 분양된다. 전체 2276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이고, 절반가량인 1162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부산지하철 1호선 양정역이 주변에 있고, 양정고·부산진여고·동의대 등이 단지와 인접해 있다.

대구 서구 내당동에서는 GS건설이 ‘두류역자이’를 분양한다. 총 1300가구 중 117가구가 일반분양되고, 대구지하철 2호선 두류네거리역을 주변에 둔 역세권 단지다. 대전 서구 용문동에서는 포스코건설과 계룡건설이 ‘둔산 더샵 엘리프’를 분양한다. 총 2763가구 중 198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인 대단지다. 대전지하철 1호선 용문역이 인접해 있다. 울산 남구 야음동에서는 아이에스동서가 ‘울산 호수공원 에일린의 뜰’ 520가구를 10월 중 분양한다.

지방에도 대단지급 분양이 기다리고 있다. 전남 광양에서는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이 각각 ‘더샵 광양 라크포엠’(920가구), ‘광양 푸르지오 센터파크’(992가구)를 분양한다. 더샵 광양 라크포엠은 생태공원과 마동저수지가 인접해 있고, 광양 푸르지오 센터파크는 봉화산·구봉산 등과 동천 주변 수변공원 등이 주변에 있다.

충남 천안시 두정동에서는 롯데건설이 ‘천안 롯데캐슬 더 두정’(584가구)을, 충남 아산시에서는 GS건설이 ‘아산자이 그랜드파크’(1588가구)를 분양한다. 아산자이 역시 민간특례사업으로 용화체육공원 조성과 함께 단지가 조성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수억원까지 저렴한 ‘급매’도 매매시장에 나오지만 신규 분양 물량의 분양가는 이보다 저렴한 경우가 더 많다”며 “작년 대비 경쟁률이 낮은 최근이 청약통장을 사용하기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수요자 LTV 등 규제 완화설에
정부는 “검토한 바 없다” 일단 부인

■ LTV 등 대출규제 완화도 나오지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대출규제 완화 여부는 청약시장에서도 주목하는 사안이다.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의 경우 9억원 이하 주택은 40%, 초과는 20%가 적용 중이다. 주택가격이 15억원을 초과하면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생애최초 구매자에 한해 서울지역 LTV 비율이 60%에서 80%로 상향됐지만 대상자가 제한적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울지역 아파트의 ‘거래절벽’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들어 대출규제 완화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최근에는 15억원 초과 주택 대상 주담대 규제가 풀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는데, 정부는 일단 “검토한 바 없다”며 부인했다. 생애최초가 아니더라도 실수요자 대상 LTV 규제 완화를 일부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토연구원은 지난 13일 ‘주택금융정책의 국제 비교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의 경우 주요국과 비교해 가계부채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낮은 편이고, 선진국의 LTV 평균은 85.1% 수준”이라며 “실수요자에 대한 LTV 한도를 미시적·제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부동산 가격이 여전히 높고 가계부채도 많다고 보고 있어 실수요자 대상 LTV 완화는 단기간 내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총부채상환비율(DTI)도 당분간 그대로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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