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상흔 짙은 고용시장, 숙박·음식점업 4만7000명 사라져

이창준 기자

지난해 취업자 수, 7년 만에 최대폭 증가…고용지표, 코로나 이전 회복

보건 및 복지서비스·운수업 30만명 늘었지만 도소매업은 15만명 줄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가 7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하며 각종 고용지표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면서도 코로나19로 비대면 업종 일자리가 확대되는 등 산업 구조가 변화한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고용 회복 효과가 임금근로자에게 국한되고 주된 경제활동 대상인 30~40대의 고용률 증가가 미미해 아직 고용 시장이 정상화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727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36만9000명 증가했다. 59만8000명 증가한 201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연간 실업률은 3.7%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15~64세의 고용률도 전년보다 0.6%포인트 오른 66.5%로 집계됐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77만3000명 늘었다. 2014년 2월(90만2000명) 이후 7년10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속적으로 줄던 취업자 수는 지난해 3월 이후 10개월 연속 증가세가 유지됐다.

정부는 일자리가 크게 줄었던 2020년에 대한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디지털 업종이 활성화된 데다 지난해 수출이 호조를 보인 점 등도 고용 증가의 원인으로 꼽혔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충격이 지난해 상당 부분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고용지표상으로는 지난해 수치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취업자 수 2712만3000명, 실업률 3.8%)보다 오히려 낫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전체적인 (고용) 규모는 2019년도와 비슷하게 올라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흔적은 여전히 뚜렷했다. 산업별로 볼 때 지난해 가장 취업자 수 증가가 컸던 업종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과 ‘운수 및 창고업’으로 각각 19만8000명, 10만3000명 증가했다.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돌봄 및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복지 기관이나 배달 업체 관련 취업자 수가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식당 등 자영업 관련 고용지표는 악화됐다. 지난해 연간 임금근로자 수는 전년 대비 42만1000명 증가한 반면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 수는 5만3000명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도매 및 소매업 종사자가 15만명, 이미용업이나 목욕장 등 개인서비스업 종사자가 5만5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 종사자가 4만7000명씩 전년 대비 감소했다.

연령별로도 주요 경제활동 연령층인 30~40대의 연간 고용률 증가가 0~0.2%포인트에 그치는 등 고용 시장이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우석훈 성결대 교수는 “질적으로는 여전히 고민스러운 상황”이라며 “자영업자 감소세도 단기에 회복되긴 어려워 내년까지도 계속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손실 보상과 방역지원금 등을 통해 자영업자 등 피해 계층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업종 간 고용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도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방역위기 피해가 컸던 부문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누적된 피해로 인한 어려움이 크다는 점은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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