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년 뒤 산소 고갈…생물 멸종”

이정호 기자

‘지구 태양열’ 점점 더 뜨거워져

이산화탄소 급감해 광합성 불가

2015년 10월1일 ‘태양 플레어’가 폭발하는 모습. 10억년 뒤 지구에선 산소가 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NASA 제공

2015년 10월1일 ‘태양 플레어’가 폭발하는 모습. 10억년 뒤 지구에선 산소가 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NASA 제공

10억년 뒤 지구 대기에서 산소가 거의 사라지면서 생명체 대부분이 없어질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도호대와 미국 조지아공대 연구진은 지난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향후 지구의 기후와 지질 현상을 컴퓨터 모델링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볼 수 있는 동물 같은 복잡한 유기체는 산소가 대기 중에 많을수록 생존에 유리하다. 산소는 몸을 움직이는 일종의 연료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기 중 산소 비율은 21%이다.

그런데 연구진은 산소 비율이 10억년 뒤에는 지금의 100만분의 1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사실상 산소가 사라질 것이란 얘기다. 이유는 바로 태양이다. 45억년 전 태어난 태양은 지금도 조금씩 열기가 올라가고 있다. 그러다 10억년 뒤쯤에는 이산화탄소가 태양의 극단적인 열기를 흡수한 뒤 분해되는 일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대기 중 함유량이 갑자기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가 사라지면 나무는 광합성을 못한다. 나무의 절멸은 곧 산소 공급원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산소의 극단적인 감소가 1만년 만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태양의 열기가 수억년 뒤 지구를 뜨겁게 달궈 생물이 살기 어려울 거라는 예측은 이전에도 나왔다. 하지만 ‘산소 고갈’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열기를 피해 지하 도시를 만드는 등의 모든 시도가 불가능하다. 연구진을 이끈 오자키 가즈미 도호대 교수는 미국 과학매체 뉴사이언티스트를 통해 “생물은 이런 급격한 변화에 적응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금과 완전히 달라진 지구에는 원시적인 박테리아만 남게 된다. 이번 연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다른 행성에서 생명체가 살아갈 가능성을 연구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지구의 운명을 가늠한 것이기도 하지만, 현재 산소가 없는 행성이 과거엔 ‘생명의 땅’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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