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숲, 도심 공기 속 미세플라스틱도 차단한다

윤희일 선임기자
서울 관악구 지역의 도시숲.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서울 관악구 지역의 도시숲.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대도시 녹지지역(도시숲)의 대기 중에 섞여 있는 미세플라스틱 수가 도심지역에 비해 훨씬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세먼지 및 폭염 저감 효과가 있는 도시숲이 공기 속 미세플라스틱 차단 역할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서울대 환경대학원·세스코와 함께 서울 도심지역과 도시숲 지역의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수를 비교·분석한 결과, 녹지 비율이 높은 도시숲 지역의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서울로7017, 청량리교통섬, 홍릉숲 등 서울시내 3곳의 공기를 포집해 미세플라스틱(양털 굵기 정도의 직경 20㎛이상) 양(입자 수)과 수를 분석했다. 이들 지역의 녹지비율(측정지점 직경 2㎞ 이내 산림·초지 비율)은 서울로7017가 9.9%로 가장 적고, 청량리교통섬은 10.9%, 홍릉숲 40.2%였다. 도심과 도시숲이 있는 지역에서 미세플라스틱 양과 성분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에 검출된 미세플라스틱 입자 수는 도심인 서울로7017가 1㎥당 1.21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청량리교통섬 1.09개, 홍릉숲 0.79개였다. 녹지비율이 가장 낮은 서울로7017 지역의 미세플라스틱 입자 수가 도시숲인 홍릉숲에 비해 53.2% 많은 것이다. 연구팀은 “미세먼지 및 폭염저감 효과가 높은 것으로 이미 확인된 도시숲이 미세플라스틱도 차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번에 검출된 미세플라스틱 중에는 폴리프로필렌(PP)이 59%로 가장 많았다. PP는 일회용기와 합성섬유 등에 많이 사용되는 재질이다. 이밖에 폴리에스테르(12%), 폴리에틸렌(7%), 폴리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7%) 등도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에 포함돼 있었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플라스틱의 물리적 마모와 광분해 과정을 통해 대기 중으로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그간 미세플라스틱 연구는 해양 분야에서 주로 이뤄졌으나 이번 연구는 도심과 도시숲의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을 비교·분석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대규모 도시의 도시숲에서 측정한 것은 세계 최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는 “플라스틱 소비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새로운 대기오염물질로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결과가 시사한다”며 “앞으로 숲과 도심 속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한 범부처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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