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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교란’ 외래 거북 득시글한 서울 중랑천서 천연기념물 토종 ‘남생이’ 발견

김기범 기자
서울 중랑천에서 발견된 토종 민물거북 남생이. 북부환경정의 중랑천사람들 제공,

서울 중랑천에서 발견된 토종 민물거북 남생이. 북부환경정의 중랑천사람들 제공,

토종 민물거북들을 몰아내고 외래종 거북들이 집단 서식하고 있는 서울 도심 중랑천에서 천연기념물인 토종 남생이가 발견됐다.

환경단체 북부환경정의중랑천사람들(중랑천사람들)은 올해 서울시 녹색서울시민위원회의 공모사업으로 진행한 ‘민물거북 조사 시민과학’ 프로그램 결과 서울 도심 중랑천에서 천연기념물 453호이자 멸종위기 파충류인 남생이가 발견됐다고 24일 밝혔다. 중랑천사람들은 통발을 이용한 포획 조사를 통해 남생이 1마리를 확인했고, 사진 촬영을 통해 포획된 개체보다 더 큰 1마리까지 총 2마리의 남생이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녹색서울시민위원회는 서울시와 전문가, 환경단체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민관 거버넌스 기구다. 환경단체 활동가, 전문가와 함께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시민과학 형태로 하천에 서식하는 민물거북 실태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생이는 과거 국내의 하천과 저수지 등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하천 난개발로 인해 서식·산란 장소가 사라지고, 식용 및 한약재로 쓰려는 밀렵, 외래종 거북의 침입 등으로 수가 크게 줄었다. 현재 서울에서는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해 엄정하게 관리 중인 고덕지구 등에서만 적은 수가 확인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랑천 같은 도심 하천에는 외래종 거북들이 많아 남생이가 이미 자취를 감췄을 것으로 여겨왔다. 실제 중랑천사람들이 올해 상반기 진행한 민물거북 조사에서는 짧은 구간에서 다수의 외래종 거북이 확인됐다.

서울 중랑천에서 확인된 생태계교란 외래종 중국줄무늬목거북. 북부환경정의 중랑천사람들 제공.

서울 중랑천에서 확인된 생태계교란 외래종 중국줄무늬목거북. 북부환경정의 중랑천사람들 제공.

중랑천사람들에 따르면 통발을 이용해 포획 조사를 한 중랑천 내 1㎞ 구간에서 중국줄무늬목 2마리, 붉은귀거북과 아종인 노란배거북 3마리, 플로리다붉은배거북 2마리, 리버쿠터 5마리 등 환경부가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한 거북을 포함한 외래종 14마리가 발견됐다. 이것만으로도 매우 높은 서식 밀도이지만, 포획한 수만 이 정도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수가 서식하고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중랑천은 남생이 외에도 표범장지뱀, 흰목물떼새 등 여러 종의 멸종위기 동물이 서식하는 하천이다. 모래톱 준설과 교량 건설 등으로 환경이 계속 훼손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정숙 중랑천사람들 대표는 “중랑천 내 모래톱은 남생이뿐 아니라 표범장지뱀, 흰목물떼새 등의 서식과 번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서울시와 자치구들이 이들 생물을 보호하기 위한 모래톱 보전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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