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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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손길 절실한 300만 미얀마인, 군부에 막혀 ‘위기’
미얀마에서 발발한 내전으로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인구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미얀마 군부가 북서부 친주에서 소수민족 반군 소탕 작전에 돌입해 2017년 로힝야족 학살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권담당 사무차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비공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미얀마 군부는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300여만명의 미얀마인들에 대한 유엔의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성명을 제출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미얀마 내 폭력 사태가 심화되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카리우키 유엔 주재 영국대표부 차석대사는 회담 전 기자들과 만나 “북서부 친주의 군사행동 강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는 4년 전 라카인주에서 자행된 로힝야족 학살 사태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1일 미얀마 군부가 새벽 쿠데타를 단행하고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구금한 이래 전국 곳곳... -
미얀마 내전에 300만명 인도적 지원 절실…"로힝야 사태 되풀이 우려"
미얀마에서 발발한 내전으로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인구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미얀마 군부가 북서부 친주에서 소수민족 반군 소탕 작전에 돌입해 2017년 로힝야족 학살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권담당 사무차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비공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미얀마 군부가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300만명이 넘는 미얀마인들에 대한 유엔의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성명을 제출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미얀마 내 폭력 사태가 심화되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카리우키 유엔 주재 영국대표부 차석대사는 “북서부 친주의 군사행동 강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는 4년 전 라카인주에서 자행된 로힝야족 학살 사태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가 지난 2월1일 새벽 쿠데타를 단행하고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구금하자 전국 곳곳에 저항 시위가 일어났다. 그러...
202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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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 강경파에 스러진 ‘로힝야의 목소리’
방글라데시 난민촌서 활동무장단체 공격받은 뒤 숨져‘평화적 해결’ 주장한 지도자백악관서 트럼프와 만남도“죽는 것은 두렵지 않다. 로힝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다.”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29일 괴한들에게 목숨을 잃은 로힝야족 인권 운동가 모히브 울라(50)는 2년 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인터뷰 당시 이미 살해 위협을 받고 있었다. 미얀마군에 의해 짓밟힌 로힝야족의 인권을 회복하기 위해 활동했지만 도리어 로힝야족 무장단체의 표적이 된 것이다. 로힝야족 강경파와 무장단체는 난민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울라의 주장에 반대하며 로힝야족 인권 운동가들을 공격해왔다.더데일리스타 등 방글라데시 매체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경찰은 목격자 증언을 인용해 괴한 4~5명이 울라에게 총을 쐈다고 밝혔다. 아라칸로힝야평화인권협회(ARPSH)를 이끌던 울라는 이날 집무실 밖에서 다른 난민 지도자...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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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2017년 학살이 2021년에 또…“비슷한 두 상황, 우연 아니다”
로힝야족 학살의 총책임자가미얀마 시위대 살해한 군부별다른 제지 없자 세력 키워수지의 NLD 총선 승리했지만민주세력도 군부 범죄 두둔“믿었지만 철저히 배신당해”불법 체포·구타·고문·약탈…반복되는 비극의 역사 끊어야미얀마인 흐닌 흐닌(가명)은 지난 2월 양곤에서 있었던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를 회상하면 아직도 치가 떨린다. 총격을 피해 어느 가정집에 숨어든 그는 군인들이 한 청년을 군홧발로 두들겨 패는 모습을 숨죽여 지켜봤다. 군인들은 심한 욕설을 하며 주택가를 올려다보고 소리쳤다. “용감하면 내려와봐. 정수리를 쏴줄게.” 흐닌 흐닌은 25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미얀마 군부를 “자국민을 총으로 쏴 죽이는 악마”로 규정했다.앤드루(26·가명)도 지난 2월28일 친구와 함께 양곤에서 열린 시위에 나간 뒤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군부가 쏜 총알이 한 청년의 눈을 관통했고 몇 초 뒤 그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
로힝야 학살 4년 끝나지 않은 비극 (3) 군부의 칼날, 이번엔 미얀마 시민을 향했다
미얀마인 흐닌 흐닌(가명)은 지난 2월 양곤에서 있었던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를 회상하면 아직도 치가 떨린다. 총격을 피해 어느 가정집에 숨어든 그는 군인들이 한 청년을 군홧발로 두들겨 패는 모습을 숨죽여 지켜봤다. 군인들은 심한 욕설을 하며 주택가를 올려다보고 소리쳤다. “용감하면 내려와 봐. 정수리를 쏴 줄게.” 흐닌 흐닌은 25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미얀마 군부를 “자국민을 총으로 쏴 죽이는 악마”로 규정했다. 앤드루(가명·26)도 지난 2월28일 친구와 함께 양곤에서 열린 시위에 나간 뒤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군부가 쏜 총알이 한 청년의 눈을 관통했고 몇 초 뒤 그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목격했다. 같이 간 친구는 허벅지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피의 일요일’로 불리는 그날 전국에서 18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는 친구 동생인 니 니 아웅 뗏 나잉(23)이 살해되는 현장도 봐야 했다. 니 니는 죽기 하루 전 페이스북에 이런 글귀를 적고 ...
2021.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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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100만명 밀어넣고 철조망…세상과 단절된 채 어른이 되는 아이들
방글라데시 휴양지 인근 세계 최대의 난민촌 형성 미얀마 로힝야족인 바하마드(23·가명)는 한 번도 미얀마에 가본 적이 없다. 바하마드의 부모님은 1991년 미얀마 군부의 학살을 피해 목숨을 걸고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어왔고, 그는 1998년 콕스바자르의 쿠투팔롱 난민촌에서 태어났다. 쿠투팔롱 난민촌은 그가 아는 세계의 전부다.방글라데시 남부의 해안지역 콕스바자르는 원래 휴양지다. 바닷가에는 125㎞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천연 백사장이 있다. 고급 호텔이 즐비한 해안가에서 차를 타고 1시간 정도 들어가면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소수민족’ 로힝야족이 사는 쿠투팔롱 난민촌이 나온다.이 난민촌을 세계 최대 규모로 만든 건 미얀마 군부의 거듭된 학살이다. 로힝야족 25만명이 1991~1992년 군부의 학살을 피해 이웃 국가 방글라데시로 넘어왔다. 군부가 2017년 8월에도 대대적인 학살을 시작하자, 또다시 75만명이 집을 잃고 국경을 넘었다. 그 ...
20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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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아이 둘 낳으면 징역형”···우리는 ‘벵갈리 칼라’로 불렸다
미얀마군 4년 전 새벽 마을 급습2만5000여명 희생…74만명 탈출생존자 심층 보고서 세계 첫 공개로힝야족인 하산(36·가명)은 미얀마 라카인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했다. 학교에서 그는 ‘벵갈리 칼라’로 불렸다. 방글라데시계 불법 이민자란 뜻이다. 칼라(kala)는 ‘니그로’의 미얀마식 비하 표현으로 무슬림에게 두루 사용된다. 그의 동료 교사들은 물론 학교장까지 그에게 대놓고 혐오 표현을 했다. 하산은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도 없었다. 그가 카페에서 주문한 차를 기다리던 어느 날이었다. 다른 손님들이 “야, 벵갈리 칼라, 우리 자리 없으니까 나가”라고 말했고 누구도 그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하산은 23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로힝야족이라는 이유로 나와 내 지역사회에는 단 한순간도 평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로힝야족에게 2017년 8월25일은 그 어느 날보다 끔찍했다. 미얀마 군부는 그날 대테러 작전이란 이름으로 라카인주에서 대대적...
202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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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 난민촌에 연일 폭우...주민 20여 명 사망, 30만 명 고립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촌이 있는 방글라데시 남동부 콕스바자르 지역에 연일 폭우가 이어지면서 20여 명이 사망하고 30만 명의 주민들이 고립됐다. 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기를 맞은 방글라데시는 지난 26일부터 폭우가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100만 여명의 로힝야 난민들이 사는 콕스바자르 지역에 홍수와 산사태 피해가 집중됐다. 지역 당국 관계자는 “홍수로 콕스바자르 주민 30만6000여 명의 발이 묶였고 로힝야족 난민 6명이 숨졌다”고 했다. 난민이 아닌, 방글라데시인 15명도 홍수와 산사태로 목숨을 잃었다.앞서 미얀마에 살던 로힝야 난민들은 2017년 8월 미얀마 군의 폭력 사태를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신했다. 이들이 국경 인근의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에 정착하면서 이 지역에 대규모 난민촌이 만들어졌다. 현재 콕스바자르에는 100만 여명에 달하는 로힝야 난민들이 캠프와 간이 정착촌에 머물고 있다. 난민촌의 집들은 대나무와 비닐로 얼기설기 지어진 판잣집으로 폭우나 화재 등...
202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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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배에 90명 빼곡…목숨 걸고 113일 표류한 로힝야족
미얀마 소수민족 로힝야 난민 81명이 113일간 바다를 표류한 끝에 지난 4일 인도네시아의 한 섬에서 구출됐다. 방글라데시의 난민촌 콕스바자르를 탈출한 이들 중 9명은 탈수증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남은 사람들은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지만, 인근 국가들이 이들을 받으려 하지 않아 오갈 데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인도네시아 국영 안타라통신은 5일 전날 로힝야족 난민 생존자 81명을 태운 배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쪽 아체주에 있는 이다만섬 앞바다에서 좌초됐다고 보도했다. 작은 배에는 난민 81명이 발 뻗고 누울 공간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지붕까지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로힝야 난민들을 알아본 인근 주민들은 고무보트 두 대를 동원해 난민들을 섬으로 옮겼다. 한 인도네시아 주민은 “난민들이 음식 없이 며칠 동안 굶었다고 해서 지역 주민들이 음식과 옷을 제공했다”고 안타라통신에 말했다. 생존자 81명 중 11명은 어린이였고, 49명은 여성이었다. 로힝야족 90명은...
202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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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로힝야 난민촌…화재 한 달, 그 후로도 40여차례 불
또다시 마을에서 피어오르는 불길을 목격하게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2017년 미얀마 군부의 학살을 피해 불타는 집을 뒤로하고 방글라데시로 도망쳐 온 로힝야 난민들에게 지난달 22일 난민촌을 덮친 대형 화재는 잊으려 애썼던 학살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무함마드 알람은 방글라데시 남동부 콕스바자르 난민촌에 살고 있는 80만명의 로힝야 난민 중 한 명이다. 마을이 불타는 모습을 본 그는 급히 집으로 달려가 어머니와 여동생을 데리고 빠져나왔다. 챙겨 올 수 있었던 것은 옷 몇 가지가 전부였다. 마치 4년 전 고향을 떠나와야 했던 그때처럼 말이다. 당시 화재로 최소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화재가 진압된 지 한 달이 지난 29일에도 여전히 399명이 실종 상태다. 유엔과 국제 비정부기구(NGO)가 복구 작업을 서두르고 있지만 홈리스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난민도 4만5000여명에 달한다.“학살의 트라우마에서 겨우 벗어나 조금씩 새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