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배신’…‘계정 공유’ 유료화에 이용자들 분통

김은성 기자

‘계정 공유’ 미끼로 가입자 늘려놓고…2분기부터 과금 예고

넷플릭스가 2017년 트위터 계정을 통해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이라며 계정 공유를 장려한 글. 넷플릭스 공식 트위터 캡처

넷플릭스가 2017년 트위터 계정을 통해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이라며 계정 공유를 장려한 글. 넷플릭스 공식 트위터 캡처

동거 가족 한해서만 공유 허용…2개 IP 초과될 땐 1인당 2~3달러 부과
공유 이용 1억명 추산…구독 취소 확산 vs 장기적 수익 개선 ‘전망 분분’

서울 소재 직장 인근에서 자취를 하는 A씨(30)는 인천에 사는 가족과 계정을 공유해 한 달에 4000원대로 넷플릭스를 즐기고 있다. A씨는 “4명이 함께 보기 위해 프리미엄 멤버십(1만7000원)을 쓰고 있다”며 “새로운 멤버십 출시로 선택권을 주지 않고 갑자기 요금만 추가한다면 구독을 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정 공유에 대한 장점이 없어진다면 정기구독 대신 시간 될 때 가입해 한두 달 몰아보기 후 해지하는 식으로 시청 방식을 바꿀 생각”이라고 밝혔다.

‘계정 공유’를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워 대대적으로 회원 수를 늘린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유료화를 선언하자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넷플릭스는 현재 1억명가량이 지인 등과 비밀번호 공유를 통해 서비스를 나눠 쓰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한 가구 밖에서 계정을 공유해 콘텐츠를 보는 행위에 대해 오는 2분기부터 별도 비용을 받기로 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후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계정 공유는 비즈니스 구축뿐 아니라 투자를 통해 회사를 개선하는 능력을 약화한다”며 “1분기 말 계정 공유 유료화 조치를 광범위하게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3월부터는 일부 남미 국가에서 시범적으로 계정 공유 행위를 단속하고 새로운 요금제를 테스트 중이다. 새 요금제는 ‘동거 가족(동일 IP)’에 한해 계정 공유를 허용한다. 동일 IP가 아닐 경우 최대 2명까지 계정 공유를 허용하고, 1인당 2~3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여러 기기에서 같은 ID로 접속할 때도 별도 인증 절차를 거치도록 해 사실상 계정 공유를 막기로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프로필 이전 기능’도 도입했다. 한 가구에 거주하는 구성원이 아닌데도 계정 공유자로 등록해 무료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을 유료 이용자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시청 기록 등의 정보를 쉽게 옮길 수 있게 기능을 만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계정 공유 유료제에 대한 전망이 분분하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시행 초기 가입자 취소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수익 개선 효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미국 금융기업 모닝스타의 닐 매커 애널리스트는 “공유 계정 유료화에 따른 효과는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며 “정책 변화로 인한 구독 취소 확산에 대한 문제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DSDI)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가입자의 42.5%가 OTT 업체가 수수료를 부과하면 이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신규 가입자 수가 766만명, 지난해 말 전체 유료 회원 수가 2억3100만명이라고 밝혔다. 월가 예상치인 457만명(신규 가입자)을 크게 웃돈 것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78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새로 도입한 광고 요금제(월 5500원)를 회원 증가의 배경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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