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쓰셨나요? 쉰 목소리 ‘성대폴립’ 가능성

이승원 교수|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비인후과
[의술 인술]‘악’ 쓰셨나요? 쉰 목소리 ‘성대폴립’ 가능성

노래방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장소가 된 지 오래다. 문제는 목청을 힘껏 높이며 노래하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다음날 쉰 목소리로 적잖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대부분 하루 이틀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때로는 수주일간 허스키한 목소리가 지속돼 이비인후과를 찾게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성대에 있는 작은 혈관이 터지면서 생기는 성대폴립일 가능성이 크다. 마치 누군가에게 얼굴을 맞을 경우 얼굴이 붓고 피멍이 들듯이, 노래를 부를 때에 성대를 너무 강하게 부딪쳐 성대에 외상이 생기면서 발생하게 된다. 특히 노래방은 주로 지하에 위치해 건조하고 먼지가 많으며 시끄러운 데다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아 성대로서는 최악의 환경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성대폴립이 있는 환자일수록 평소 성대에 부담을 주는 발성법을 사용하는 경향이 높아 성대가 진물 같은 염증물질로 부어 있는 성대 부종이 동반돼 있는 사례가 많다.

이 같은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대가 쉴 수 있도록 성대가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될 수 있는 대로 말을 아끼고, 특히 시끄럽고 먼지가 많은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습관적으로 목을 가다듬는 ‘켁켁’거리는 습관도 고치고 여건이 되면 성대에 부담을 주는 발성법을 교정 받는 게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성대 폴립이 심하지 않으면 음성 휴식 및 음성치료를 먼저 시도해볼 수 있으나 아직까지는 수술적 치료가 주된 치료법이다. 이를 성대미세수술이라고 하며 보통 당일 수술로 가능하다.

최근 들어서는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하에 시행하는 다른 수술방법이 도입되고 있다. 내시경을 보면서 성대 내 병변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하는 방법(경피적 성대스테로이드주입술)과 문제가 된 혈관만을 선택적으로 응고시키는 특수한 파장의 레이저(펄스 다이 레이저)를 사용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경피적 성대스테로이드주입술은 성대의 결절, 폴립, 부종 환자에서 40%의 완치, 50%의 호전이라는 좋은 결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아무리 치료법이 발달해 있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성대를 아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음성 과용과 흡연 습관이 계속되면 어떤 최신 치료를 하든 성대질환은 재발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이 피곤하면 휴식이 필요하듯이 우리의 성대도 휴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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