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 미숙아 질환 함께 대비해야

김정훈 교수 | 서울대병원 안과

최근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는 혼인 연령 증가 및 고령 임신은 안과 질환 측면에서도 사회적으로 큰 문제다. 그중의 하나가 미숙아망막병증이다.

미숙아망막병증은 말 그대로 미숙아에서 발생하는 망막의 병이다. 망막은 뇌의 일부분으로 뇌와 같은 중추신경계이기 때문에 활발한 대사활동을 보조하기 위한 혈관이 많이 생긴다. 이들 망막 혈관은 임신 4개월부터 생성되기 시작해 임신 10개월에 완성된다. 따라서 10개월을 못 채운 미숙아(조산아)의 경우 미숙아망막병증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숙아의 25%에서 발생하는 미숙아망막병증은 다행히 80~90%는 치료 없이 저절로 회복된다. 하지만 10~20% 정도는 수술을 해야 하며, 이 중 10~20%는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실명을 초래하게 된다.

[의술 인술]고령화 사회 미숙아 질환 함께 대비해야

미숙아망막병증은 소아 연령에서 실명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로, 1950년대 미숙아에서 산소치료에 따라 미숙아망막병증이 증가한다는 위험성이 알려진 이후 산소치료의 개선을 통해 그 발생률이 감소했다.

그러나 고령 임신에 따른 조산과 저체중아 출산의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전체적인 미숙아망막병증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며 새로운 미숙아망막병증의 유행기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90년대 중반에 비해 2000년대 중반에 출산은 2분의 1로 줄었지만 미숙아는 2배 증가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미숙아망막병증의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리라는 것은 당연히 예측되는 결과다. 따라서 출산율이 감소하고 미숙아는 급격히 증가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암, 심혈관질환, 뇌질환과 같은 성인 질환들만큼이나 미숙아망막병증과 같은 미숙아 질환 또한 결코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미숙아의 문제는 여전히 미숙아를 가진 보호자들의 문제로만 국한돼 있다. 미숙아의 부모인 젊은 보호자는 사회적 기반을 닦기 시작하는 출발점에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미숙아의 의료적 문제를 모두 떠안기 어렵다.

물론 2000년대 초부터 정부에서 미숙아들에 대한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사회의 전반적 인식과 관심은 미약하다.

미숙아망막병증을 진료하는 의사인 필자에게는 아이들에게 좀 더 많은 사회적 관심과 사랑이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은 당연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아 안타까움만 가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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