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아토피피부염의 날

긁을수록 왜 더 가려울까…아토피피부염 궁금증 5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아토피피부염은 높은 관심만큼이나 잘못 알려진 정보들이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상태에 따른 단계별 치료로 꾸준히 증상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담당의료진에게 정확한 진단 후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토피피부염은 높은 관심만큼이나 잘못 알려진 정보들이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상태에 따른 단계별 치료로 꾸준히 증상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담당의료진에게 정확한 진단 후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9월 14일은 세계 아토피피부염(이하 아토피)의 날이다. 아토피는 유전적요인과 환경적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체내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피부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아토피환자는 2018년 주춤하다 다시 증가세로 올라섰다(2016년 : 93만5080명→2020년 : 97만2928명). 연령별로는 0~9세에 집중, 흔히 알려진 바와 같이 영유아에서 발생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아토피는 완치가 아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성인이 돼서까지 증상이 지속된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큼 관련 궁금증도 많다. 세계 아토피피부염의 날을 맞아 관련 궁금증을 한데 모았다.

■내 아토피, 아이에게도 유전된다?

일반적으로 아토피를 포함해 천식, 알르레기비염 등 부모가 알레르기질환이 있으면 자녀도 알레르기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아토피 유전성 관련 보고에 따르면 ▲부모 모두 알레르기질환이 없는 경우 아기가 1세가 됐을 때 아토피가 발생할 확률은 14.7%지만 ▲아빠만 알레르기질환이 있는 경우 22.2% ▲엄마만 알레르기질환이 있는 경우 30.7%며 ▲부모 모두 알레르기질환이 있으면 발생 확률이 41.7%에 이른다. 즉 아토피 발생에 유전적요인이 크게 관여하는 것이다.

다만 이를 걱정해 임신기간부터 알레르기성이 높은 음식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지현 교수는 “과거에는 달걀, 땅콩, 견과류 같은 알레르기성이 높은 음식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지금은 산모의 특정 식품 섭취를 제한하지 않고 권고하는 추세”라며 “일부러 임신 중일 때부터 특정 음식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또 아토피는 환경적요인도 무시할 수 없어 유전적요인을 갖고 태어나도 알레르기증상이 반드시 나타나는 건 아니다. 김지현 교수는 “아토피는 유전적요인과 더불어 온도와 습도, 집먼지진드기, 흡연 등의 환경적요인이 상호작용해 발생한다”며 “따라서 알레르기질환이 있는 부모는 환경적요인에도 각별히 신경쓰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어릴 때와 증상 부위가 달라졌다?

아토피는 나이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위치가 다르다. 보통 어릴 때는 몸 전체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성인이 돼서는 부분적으로 증상이 집중되는 편이다.

구체적으로 아토피는 ▲영아형(2살 전) ▲소아형(2~12살) ▲성인형(12살 이후)으로 나눌 수 있다. 영아형 아토피는 2살 이전에 뺨을 시작으로 차츰 얼굴 나머지 부분과 목, 손목, 배, 팔다리 등으로 아토피가 퍼지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피부가 건조해지고 빨개지며 살갗이 벗겨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소아형 아토피는 팔 안쪽, 무릎 뒤쪽, 손목, 발목, 목 등 신체가 접히는 부위에 잘 생긴다. 성인형 아토피는 이마, 목, 손목, 발목 등이 매우 건조해지고 피부가 만성적으로 두꺼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벅벅 긁을수록 더 가렵다?

아토피환자들에게 가장 성가신 증상은 가려움증이다. 가려움이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긁을수록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피부과 배유인 교수는 “피부를 긁게 되면 붙어있던 균이 피부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이때 균의 독소가 염증물질을 분비해 피부가 붓고 진물이 나게 한다”며 “이로 인해 환자는 더욱 가려움을 참기 힘들어져 피부를 긁게 되고 결국 피부가 더 망가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토피환자들은 균 감염에 취약해 증상이 급격히 나빠지기 쉽다. 피부장벽이 무너져 외부 자극이나 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피부 내 항균지질이 부족한 것도 균 감염이 잘되는 원인 중 하나다.

배유인 교수는 “이러한 이유로 아토피환자들은 목욕과 피부청결에 더 힘써야 하는데 이때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수시로 보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매일 1회 미지근한 물로 목욕 후 3분 내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어려서부터 음식 가려 먹여야 할까?

부모에게 아토피가 있는 가정은 아이의 식단에도 걱정이 많다. 특히 어려서부터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유식 시작도 망설이는데 전문가들은 굳이 이유식 시작 시기까지 늦출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최근 유럽 여러 국가에서 연구 보고된 바에 따르면 생후 1년 동안 다양한 음식을 섭취한 아기들에게 아토피가 적게 생길 뿐 아니라 생후 6세까지 천식이나 식품알레르기 발생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로는 식품을 섭취하면 여러 면역세포들이 알레르기가 잘 생기지 않도록 면역 관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설명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유식을 너무 늦게 시작하지 말고 다양한 음식을 자꾸 시도할 것을 권고한다. 또 이미 알레르기가 있는 아기도 다른 아기들과 동일한 시기에 이유식을 시작할 수 있으며 이때 특정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가 확실하게 밝혀진 게 아니라면 음식도 제한할 필요는 없다.

■스테로이드 약물은 부작용 심하다?

아토피는 계단을 하나씩 오르듯 상태에 따라 총 3단계로 치료한다. 1단계는 식품, 주거환경 등 어떤 특별한 치료 없이 주변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도 아토피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2단계로 넘어가 염증을 차단하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에 스테로이드연고를 바르거나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을 복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스테로이드 약물은 가장 효과적인 염증치료제로 다른 염증성질환에서도 병의 진행을 막고 완치를 위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걱정하는 부작용들은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약한 강도의 스테로이드연고를 사용한다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이러한 치료로도 아토피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등의 약물을 전신에 투여하는 3단계 치료가 필요하며 이는 이전 단계보다 부작용의 빈도가 높다. 따라서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며 웬만해선 1, 2단계 치료를 건너뛰고 3단계를 바로 시행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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