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고혈압’, 더 바짝 관리해야 하는 이유

환절기에는 혈압의 급격한 변화로 심뇌혈관 부담이 커진다. 특히 고혈압환자는 심뇌혈관질환에 더 취약한 만큼 건강관리에 바짝 신경써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연일 지속되던 고온다습한 날씨가 한풀 꺾였다. 날씨가 변하는 환절기에는 몸이 적응하느라 다양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바로 ‘혈압’이다. 실제로 기온이 1도 내려가면 수축기혈압이 1mmHg 내외로 상승한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점에서 고혈압환자들은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갑자기 찬바람에 노출되면 이완돼 있던 혈관이 수축돼 압력이 높아지면서 심장과 뇌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심하면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져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

대표적인 심혈관질환으로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꼽을 수 있다. 대표증상은 가슴통증(흉통)이지만 이 또한 사람마다 ‘쥐어짠다’ ‘조인다’ ‘답답하다’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 왼쪽 팔이나 목으로 통증이 뻗쳐 이 부분이 뻐근하면서 아플 수 있다.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이 느껴지거나 전신·하지부종, 하지파행(걸으면 종아리가 당기고 뻐근한 증상)이 반복되고 심해져도 심혈관질환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뇌혈관질환에도 각별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신경외과 최미선 교수는 “고혈압환자는 혈관이 약한 상태라서 뇌출혈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혈관 직경이 작은 관통 동맥이 큰 모혈관의 압력에 직접 노출돼 이를 이기지 못하고 파열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령의 나이, 항응고제 및 항혈전제 복용, 과음, 흡연 등도 고혈압성 뇌출혈의 위험인자로 발생위험을 높일 수 있다.

뇌출혈은 무엇보다 발생위치와 출혈량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최미선 교수는 “특히 고혈압성 뇌출혈이 일어나는 뇌의 위치는 뇌간, 기저핵, 시상, 소뇌 등 뇌의 깊은 곳에 있다”며 “두통, 구역 및 구토, 점진적인 의식저하 등으로 병원에 오게 되며 출혈 위치에 따라서는 어눌한 말투, 실어증 등의 언어장애, 반신마비, 보행장애, 안면마비, 시야장애, 경련 및 발작, 어지럼증, 후두부 통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뇌혈관질환은 신속한 검사를 통해 문제 부위를 찾고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관건이다. 따라서 고혈압환자는 환절기 몸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고 위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났을 때 빨리 가까운 응급실로 가야 한다.

환절기 혈압 상승 예방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우선 실내외 온도차가 많이 나지 않게 조절해야 한다. 한낮에는 아직 기온이 높아 냉방기기를 트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도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몸을 보온하는 것이 좋다.

따뜻한 곳에 있다가 찬바람에 갑자기 노출되는 상황도 피해야 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순환기내과 최원호 전문의는 “특히 새벽은 혈압이 가장 높은 시간이자 일교차가 큰 시간으로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며 “새벽운동을 자제하고 낮 또는 저녁시간대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할 것”을 권했다.

식습관도 중요하다. 염분의 과다섭취는 혈압을 상승시켜 소금, 간장, 고추장 등이 장류와 김치, 젓갈, 조미료 등 염분이 많이 함유된 식품 섭취를 줄여야 한다. 혈관을 병들게 하는 술과 담배도 멀리 해야 한다.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9대 생활수칙(출처=질병관리청)>

1. 담배는 반드시 끊습니다.

2. 술은 하루에 한두 잔 이하로 줄입니다.

3.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고,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섭취합니다.

4. 가능한 한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합니다.

5.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합니다.

6.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합니다.

7. 정기적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측정합니다.

8.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을 꾸준히 치료합니다.

9. 뇌졸중, 심근경색증의 응급 증상을 숙지하고 발생 즉시 병원에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