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닥이던 마음이 찬 바람에 ‘쿵’하면 심장이 아픈 거예요

겨울철 부정맥·심근경색·협심증 등 증가

“심혈관계 기저질환자, 혈관 수축·교감신경계 활성화로 돌연사 할 수도”

스텐트 삽입이 대표적 치료법이지만 관상동맥 확장성형술은 몸에 이물질 남기지 않아

심장의 관상동맥은 대동맥이 시작되는 부위에서 나와 심장을 감싸고 있으며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혈관이다. 관상동맥의 구경이 심각하게 좁아져서 심장근육에 혈액 공급이 원활치 않으면 일시적으로 가슴 통증을 일으키는 협심증이 발생한다.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면 혈액 공급이 전혀 되지 않아 극심한 통증과 함께 심장근육이 괴사되는데, 이것이 돌연사의 주범인 심근경색증이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는 등의 이유로 심장 부정맥이나 협심증·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환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순환기내과 최규영 전문의는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 수축과 교감신경계의 활성화로 인해 혈압 상승과 심장혈관 부담이 증가하며, 뜻하지 않은 돌연사를 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유지를 위해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뛰면서 혈압도 상승하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가 심장혈관 내 죽상경화반(피떡) 파열을 일으켜 급성 심근경색의 가능성이 커진다.

관상동맥 질환의 치료 방법은 크게 약물치료, 관상동맥중재시술, 관상동맥우회로 수술이 있다. 약물치료는 모든 관상동맥 질환 치료의 근간이 된다. 혈관이 심하게 좁아져 혈관을 다시 열어주어야 할 때는 관상동맥중재시술이나 관상동맥우회로 수술을 한다. 관상동맥중재시술은 대퇴동맥이나 손목에 있는 요골동맥을 통해 풍선 카테터나 스텐트 등의 의료기기를 삽입하여 좁아지거나 막힌 심혈관을 확장하고 넓혀주는 치료 방법이다. 우회로 수술 대비 회복이 빨라 널리 시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텐트라고 하는 얇은 금속망을 넣어 혈관을 확장하는 스텐트 삽입술 치료가 꼽힌다.

고려대 안산병원 김선원 교수가 관상동맥 혈관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심혈관조영술을 실시하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김선원 교수는 “스텐트를 삽입하는 중재시술이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금속 재질의 이물질인 스텐트가 평생 혈관 내에 남는다는 것이 단점”이라며 “혈관에 삽입된 스텐트가 혈액과 반응하여 혈전을 발생시킬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항혈소판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고 이에 따른 출혈의 위험이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약물방출풍선을 이용한 관상동맥 확장성형술이 최근 스텐트를 대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등장했다. 기존 약물 스텐트는 금속망에 약물을 코팅한 것으로, 시술 후 금속망이 체내에 남는다.

약물방출풍선은 풍선 카테터에 약물을 코팅한 것으로, 혈관 내에서 풍선을 부풀리면 외부에 발라진 약물이 혈관 벽에 전달된다. 좁아진 혈관 부위를 풍선확장술로 선제 확장하고 확장 반응이 양호한 경우, 약물 풍선을 넣어 혈관 벽에 약물만을 전달한다. 약물을 전달한 매개체인 풍선은 다시 몸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몸 안에 남는 이물질이 없다.

약물방출풍선 시술 후 1~3개월 정도로 짧게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시행한다. 그 이후에 복용하는 항혈소판제도 완전히 중단할 수 있어 출혈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스텐트와 마찬가지로 재협착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혈관 내에 남는 이물질이 없어 병변이 재발하더라도 재시술이 쉽고, 혈관 우회술 같은 수술적 치료로 전환하는 데에도 저해 요소가 없다. 현재 약물방출풍선은 스텐트 시술 후 재협착이 발생했거나 지름 2.5±0.25㎜의 가는 관상동맥 혈관질환에 대해서만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된다. 큰 혈관일 경우에는 보험 적용이 안 된다. 반면에 스텐트는 대부분의 병변에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