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고단백’ 단백질 보충제 거르는 법

수피 | 운동 칼럼니스트 <헬스의 정석> 시리즈 저자

시중에는 단백질 가루나 단백질 음료, 영양바 등 단백질 보조식품이 붐을 이루고 있다. 10여년 전만 해도 단백질 보충제를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같은 불법 약물로 보는 사람도 많았고, 단백질 보충제만 먹으면 근육이 자동으로 커진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많았다. 실제 불법 약물에 관한 뉴스에 합법적인 단백질 보충제가 자료화면으로 등장하기도 했었다. 뉴스에 나온 단백질 보충제를 보고 당장 버리라는 가족과 말다툼이 벌어지는 해프닝도 많았다.

요즘은 단백질 보조식품을 보는 시선도 긍정적으로 변해서 자격 미달 제품들까지 죄다 ‘고단백’을 간판으로 다는 게 거꾸로 문제가 되었다.

사실 단백질 보충제는 불법 약물도, 마법의 약도 아닌 식품에서 뽑아낸 단백질일 뿐이다. 그럼 그 식품을 먹지 왜 굳이 단백질을 뽑아내 먹을까? 고기나 우유, 콩 같은 단백질 식품에는 단백질만이 아니고 지방이나 탄수화물 등도 함께 들어 있다. 식품으로 많은 단백질을 먹으려면 원치 않는 열량도 덤으로 섭취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나온 선택이 닭가슴살처럼 지방이 거의 없는 고기를 먹거나, 단백질만 분리해 먹는 방식이다. 단백질 추출 원료로는 우유와 곡물이 주로 쓰인다.

우유 계열 단백질은 질이 우수한 대신 가격이 높다. 우유 자체의 단백질을 그대로 뽑으면 순도에 따라 농축유단백(MPC), 분리유단백(MPI)이 되는데, 시판되는 국내 단백질 음료 상당수가 MPI 기반이다.

우유단백질을 여기서 둘로 나누기도 한다. 하나는 우유단백질의 20%를 차지하는 유청단백질로, 모든 단백질 중 품질이 가장 뛰어나다. 여기에도 순도에 따라 농축유청단백(WPC), 분리유청단백(WPI), 가수분해 분리유청단백(WPIH) 등이 있다. 제일 순도가 높은 건 WPI, WPIH인데 근육 성장에도 좋고,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거나 알레르기가 있어도 먹을 수 있는 대신 가장 비싸다.

우유단백질에서 나머지 80%는 카세인이라고 하는데, 간단히 말해 치즈의 단백질이다. 소화하는 데 오래 걸리는 게 특징이고, 질은 양호하지만 유청단백질에 비해선 다소 떨어진다고 분석되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속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높은 가격에 동물성인 우유단백질 대신 저가에 대량생산, 혹은 채식주의자나 우유를 못 먹는 이들을 위한 식물성 원료도 있다. 대표적인 게 분리대두단백질(SPI)로, 질 좋은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으면서 가격도 저렴해 시판되는 고단백 식품은 물론이고 일반적인 가공식품 상당수에 원료로 쓰인다. 문제는 원료가 싼 만큼 완제품 가격도 낮아야 하는데 현실은 값비싼 유청단백질 제품과 차이가 없어 가성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수피 | 운동 칼럼니스트 <헬스의 정석> 시리즈 저자

수피 | 운동 칼럼니스트 <헬스의 정석> 시리즈 저자

한편 유전자변형 대두나 여성호르몬 유사물질인 이소플라본 때문에 대두단백질을 꺼리는 사람도 있다. 때문에 완두단백질과 쌀단백질, 균류단백질 등을 섞어 품질을 높이는 ‘블렌딩’ 단백질도 널리 쓰인다. 완두단백질과 쌀단백질을 반반 섞으면 고품질의 단백질이 나오는데, ‘채식주의자의 유청단백질’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단백질 보충제나 음료 등을 어떻게 골라야 할까? 요즘 단백질 붐을 타고 이름만 고단백인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제품들에는 ‘달걀 X개 분량’이라는 문구가 흔히 쓰이는데, 실상 달걀 1개의 단백질은 6g이니 많은 것도 아니다. 제품 1개를 먹어서 단백질에서만큼은 한 끼 분량을 채우려면 최소 20~25g이 든 제품을 권장한다. 열량도 150㎉를 넘으면 부담이 된다. 단백질 보충제를 먹는 건 열량 부담 없이 단백질을 섭취하자는 건데, 열량이 높다면 굳이 먹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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