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후루’ 찾는 고탄수·고열량 식습관··· 2030세대 ‘젊은 당뇨’ 위험

김태훈 기자
서울의 한 식당에서 판매하는 마라탕의 모습. 경향신문DB

서울의 한 식당에서 판매하는 마라탕의 모습. 경향신문DB

‘마라탕후루(마라탕+탕후루)’와 같이 고탄수·고열량의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으로 인해 당뇨병을 비롯한 대사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특히 20~30대의 ‘젊은 당뇨’는 투병기간이 길어 합병증에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고 조언했다.

열량이 높고 탄수화물과 당류, 나트륨 함량이 높은 식사·간식 섭취량이 늘면서 이른바 ‘젊은 당뇨’라 불리는 40세 미만 성인 당뇨병 환자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30대 당뇨병 환자는 2018년 13만9682명에서 2022년 17만4485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당뇨병은 혈액 속의 포도당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 에너지원으로 이용되는 과정이 원활하지 못해 혈당치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질환이다. 혈당이 많이 오르면 갈증이 나서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그만큼 소변량이 늘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며 체중이 빠지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당뇨병으로 진단하는 기준은 공복혈당이 126㎎/dℓ 이상이거나 식후 2시간 혈당이 200㎎/dℓ 이상인 경우다.

맵고 짠 데다 탄수화물 비중이 높은 중국당면·옥수수면·분모자 등을 넣는 경우가 많은 마라탕, 여기에 식후 입가심으로 탕후루를 곁들이면 장기적으로 대사질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준희 세란병원 내과 부장은 “맵거나 달거나 짠 음식이 젊은 세대의 고혈압, 당뇨병의 주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며 “젊은 당뇨병 환자는 질환을 앓아야 하는 기간이 고령층보다 길어 신장병과 뇌혈관 질환 등 합병증의 위험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당뇨병은 초기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비교적 흔한 질환이라 쉽게 생각하고 치료를 미루는 환자도 많다. 지난해 대한당뇨병학회 등이 실시한 당뇨병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20~30대 중 59.9%는 자신의 혈당 수치를 모른다고 답했다. 공복혈당과 식후혈당, 당화혈색소, 당뇨병 전단계 같은 용어를 모르는 비율도 절반 이상이었다. 하지만 젊은 당뇨는 심혈관 위험도를 4배 이상 증가시키고, 중년 이후에는 암 발병 등 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더욱 유의해야 한다. 혈당이 높은 상태로 장기간 유지되면서 결국 혈관을 손상시키는 합병증은 눈과 신장, 심장, 뇌 등 인체의 모든 혈관에서 나타날 수 있다.

40세 이전에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당뇨병 전단계(공복혈당 100~125㎎/dℓ 또는 식후 2시간 혈당 141~200㎎/dℓ)라면 남아 있는 생존기간이 길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장준희 부장은 “당뇨병을 관리하려면 약물 치료와 함께 식사와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한다”며 “당뇨병 치료의 목적은 합병증 예방에 있기 때문에 체중을 감량하는 한편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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