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리셋된 여행 시장, K콘텐츠가 만든 ‘한국 호기심’이 기회”

김보미 기자
한국을 찾은 외국인을 위한 여행 상품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트래볼루션 배인호 대표는 지난달 서울시 관광 명예시장에 임명됐다. 트래볼루션 제공

한국을 찾은 외국인을 위한 여행 상품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트래볼루션 배인호 대표는 지난달 서울시 관광 명예시장에 임명됐다. 트래볼루션 제공

“전 세계가 경쟁했던 여행 시장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리셋’됐어요. 조금씩 회복 중인 지금이 한국과 서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년간 K-콘텐츠가 세계로 퍼지며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누적돼 있거든요.”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서울관광플라자에서 만난 여행 스타트업 ‘트래볼루션’의 배인호 대표(38)는 랜선 여행을 끝내고 현지로 향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때 여행지로서 서울이 갖는 경쟁력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배 대표는 지난달 관광 분야 서울시 명예시장에 임명됐다. 그는 “중국과 일본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개방돼 아시아 여행을 한국으로 온 유럽과 북미 여행자들이 많다”고 했다. 팬데믹 시기, K팝에 이어 영화·드라마 등 한국 문화를 접하게 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방한 외국인의 80%가 거쳐 가는 서울 역시 오랫동안 닫혔던 문이 열린 후 세계 여행 수요를 끌어모으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경주대회와 K팝 공연 등으로 구성된 ‘서울페스타 2022’가 오는 10일부터 닷새간 서울 전역에서 열린다. 싱가포르·베트남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 등 2년간 바뀐 서울의 명소를 소개하며 ‘관광세일즈’를 하고 있다.

배 대표는 “도시 마케팅은 지자체와 산업 종사자가 뜻을 모아 같은 방향으로 가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서울시의 관광 명예시장직도 이 같은 차원에서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5기 서울특별시 명예시장 위촉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앞줄 오른쪽 네번째)과  관광 분야 명예시장직에 임명된 ‘트래볼루션’의 배인호 대표(오른쪽 첫번째)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5기 서울특별시 명예시장 위촉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앞줄 오른쪽 네번째)과 관광 분야 명예시장직에 임명된 ‘트래볼루션’의 배인호 대표(오른쪽 첫번째)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 대표는 2014년 외국인이 서울에서 즐길 수 있는 여행 연계 상품인 ‘서울 패스’를 내놓으며 여행업을 시작했다. 그는 코로나를 거치며 ‘치안’과 ‘안전’ 그리고 ‘질병’이 여행의 큰 화두가 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이 서울을 ‘밤에도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것은 장점이라는 것이다. 배 대표는 “전 세계가 질병의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적어도 그곳에선 아파도 괜찮다’는 안심이 향후 도시의 관광 경쟁력에서 주효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도움받을 수 있는 외국어 안내 서비스 등의 보강을 제안했다.

팬데믹을 통해 비대면·인공지능(AI) 기술이 진화하면서 생활 양식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불러온 것처럼 여행업도 변화를 맞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배달·교통 등에서 온라인 능숙도가 높아지면서 여행 준비, 여행 상품 구매도 온라인에서 선택하길 원한다. 배 대표는 “온라인은 즉시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했다. 여행지에 도착한 후 현지인들처럼 바로 예약·구매해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는 여행사가 정보의 비대칭을 메우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돈을 벌었던 이전과는 다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 여행사와 외국인 여행객이 온라인에서 찾을 수 있는 현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여행은 공간의 이동을 전제로 한다”며 “현지에서만 알 수 있는 정보, 고객의 불안을 불식시킬 서비스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 취향과 목적에 맞춰 여행을 기획해주는 여행사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행자 성향을 분석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여행 코스, 장소 등을 추천하는 서비스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경이 봉쇄된 후 국내 여행이 활발해지면서 좋은 숙소를 중심으로 로컬 여행지들이 발굴된 점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배 대표는 말했다. 배 대표는 “대다수 외국인의 여행 관문인 서울에서 이들 지역으로 향하는 교통·안내 인프라를 정비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3개월만 버티면 되리라 생각한 기간이 2년이 넘었다”며 지난 팬데믹 기간을 회고한 그는 “한국에서는 여행이 ‘유희’의 영역에 놓여있어 ‘힘들다’ ‘어렵다’는 업계의 호소가 인정되지 않는 느낌이 있다”고 했다.

“방역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 여행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여행은 콘텐츠 수출업이라고 생각해요. 산업 측면에서 좀 더 진지하게 여행을 인식하고 업계의 어려움을 보살필 수 있는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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