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침수 잦은 광화문엔 설치 안돼 있고, 신월동엔 공사 중

배문규 기자

서울에는 양천구 신월 지역에 국내 최초 대심도(大深度) 빗물저류배수시설이 건설되고 있다. 서울시는 2012년 5월 ‘서울 수해안전 대책’을 발표하고 신월 지역 지하 40m에 지름 10m, 길이 3.6㎞ 규모의 대심도 터널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는 2010년과 2011년 막대한 비 피해를 입은 뒤 신월·광화문·한강로 등 상습 침수 피해지역 7곳에 대심도터널 건설을 검토했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과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비 피해가 가장 큰 신월 지역에만 시설을 짓기로 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며 2016년 5월 완공 예정이다. 서울 지하철 구간의 평균 깊이가 1~4호선은 9.14~12.4m, 5~8호선은 19.8~23.5m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깊이인 셈이다. 총 공사비는 1380억원이다.

2010년 9월21일 서울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물바다가 된 광화문에서 차량들이 타이어가 반쯤 잠긴 채 지나가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2010년 9월21일 서울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물바다가 된 광화문에서 차량들이 타이어가 반쯤 잠긴 채 지나가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지난 3월 서울 양천구 신월 대심도터널 유출수직구 공사 현장. 신월지역 일대 수직구를 통해 터널로 유입된 빗물이 수직구를 거쳐 안양천 인근 빗물펌프장으로 배출된다. | 서울시 제공

지난 3월 서울 양천구 신월 대심도터널 유출수직구 공사 현장. 신월지역 일대 수직구를 통해 터널로 유입된 빗물이 수직구를 거쳐 안양천 인근 빗물펌프장으로 배출된다. | 서울시 제공

서울에서 첫 대심도터널이 건립되는 신월 지역은 분지형 저지대로, 상습 침수피해 면적은 여의도공원의 7배 규모인 164㏊에 이른다. 2010년 시간당 99㎜의 폭우로 6017곳이 침수됐으며, 2011년에도 1182곳이 물 피해를 입었다. 신월 빗물저류 배수시설은 양천구 신월동 가로공원, 반곡공원 등에 수직구를 설치해 빗물을 모으고 하류인 목동빗물펌프장으로 흘려보낸다. 빗물이 저지대를 통과하지 않고 안양천으로 직접 빠져나가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시설이 완료되면 양천구 신월동과 강서구 화곡동 일대의 배수능력이 시간당 74㎜의 10년 빈도 폭우를 소화하는 수준에서 95㎜의 30년 빈도 폭우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월 터널의 모델은 일본 도쿄의 대심도 시설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2년 일본을 방문해 도쿄도 환상7호선의 대심도터널을 시찰한 뒤 광화문 등 시내에 터널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광화문 지역에 50년 빈도인 시간당 105㎜의 폭우를 견디는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은 사실상 포기했다. 2010년 9월 추석 연휴 첫날 259.5㎜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하수관에 빗물이 역류해 광장과 도로, 주변상가 건물까지 침수되면서 나온 대책이지만, 예산 대비 효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신 2013년부터 광화문 일대에 소규모 빗물유출저감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올해 처음 선보인 빗물 저금통은 건물 옥상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받았다가 청소 및 정원수로 이용하는 시설이다. 인왕산 계곡에 설치한 빗물저류주머니는 상부 측 유입구는 크게 하고 하부 측 유출구는 작게 해 큰 비가 오면 빗물을 모았다가 서서히 흘려보내는 것이다.

그 외 건물 옥상에 비를 모으는 블루 루프(Blue Roof), 이동형 레인가든(빗물침투화단), 침투형 빗물받이 등을 설치했다. 빗물이 침투하기 힘든 도심에서 빗물저장 공간을 만들려는 시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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