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노인요양시설’ 수요 늘어나는데…도심 부지 확보가 관건

김보미 기자
서울시는 오는 5월 은평구 수색동에 문을 여는 시립 은평실버케어센터 전경. 해당 지역 재개발사업에 따른 기부채납으로 녹지를 계획했던 공간을 노인요양시설로 전환해 마련됐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오는 5월 은평구 수색동에 문을 여는 시립 은평실버케어센터 전경. 해당 지역 재개발사업에 따른 기부채납으로 녹지를 계획했던 공간을 노인요양시설로 전환해 마련됐다. 서울시 제공

초고령사회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어르신 돌봄 공간에 대한 도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어린이집·학교와 같은 핵심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유휴 공간이 적은 서울 시내에서는 부지 확보가 관건이다. 서울시는 개발사업의 기부채납으로 고령층 요양·돌봄 시설을 확충한다는 구상이지만 주민 반발도 커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는 오는 5월 은평구 수색동에 문을 여는 시립 은평실버케어센터 입소 희망자 75명을 다음달 4일부터 선착순으로 모집한다고 19일 밝혔다.

해당 센터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민간 개발 사업에 따른 공공기여 방식으로 어르신 전용 돌봄시설을 기부채납 받아 마련했다. 수색13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의 기부채납(사업비 107억원)으로 조성된 것인데, 서울시가 재개발조합·지역 주민과 논의한 끝에 당초 녹지로 계획됐던 공간을 요양시설로 변경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도로·공원 등을 기부채납 받아왔으나 최근 인구·가구 등 사회 변화에 따라 정비사업을 추진할 때 다양한 유형의 지역 필수 공공시설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인요양시설을 위한 부지는 대규모 공공·민간 개발사업의 공공기여 등으로 우선 확보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방침이다. 고령층 돌봄은 기존 거주지에서 멀지 않고 지자체가 직접 운영해 서비스 수준이 높은 공공요양시설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은평센터도 입소자는 일반 가정과 비슷한 규모의 개인 생활공간이 확보된 상태에서 상주하는 간호사와 물리치료사, 요양보호사 등의 돌봄을 받는다.

오는 5월 문을 여는 시립 은평실버케어센터 내부 조감도. 서울시 제공

오는 5월 문을 여는 시립 은평실버케어센터 내부 조감도. 서울시 제공

지난해 89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요양원과 28명 규모의 병설 데이케어센터 기능이 확보된 ‘시립 강동실버케어센터’가 완공되자 순식간에 모집 인원이 채워진 것은 물론 개소 전부터 100명 이상이 대기하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공공노인요양시설과 소규모 공동생활가정(서울형)에서 돌봄을 받는 고령층 비중(노인장기요양시설 급여수급자 기준)을 현재 70% 수준에서 2030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300가구 이상 주택 정비사업에 요구하는 학교 부지는 용도가 확정되지 않은 ‘공공 공지’로 받고, 일정 규모 이상 공공 개발에 노인요양시설 계획을 필수적으로 반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문제는 서울 시내 요양시설을 만들 대상지 발굴이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기부채납으로 고령층 시설을 만드는 데 대한 주민들이 반발도 있어 정비사업 과정에서 지자체 갈등을 빚기도 한다.

용적률 최대 400%를 적용받아 최고 65층, 2400여가구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경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고령층 돌봄 시설인 ‘데이케어센터’를 기부채납한다는 조건으로 심의를 통과시키면서 조합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초고령사회 진입 이후 급격하게 늘어날 고령층 돌봄 수요에 맞춰 전문 서비스를 제공할 시설 확보가 절실하다”며 “은평실버케어센터를 시작으로 생활권 내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공공요양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촘촘한 돌봄망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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