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멍때리기 대회’ 10년…잠수교에서 무념무상 고수 찾는다

김보미 기자
지난해 5월 서울 한강 잠수교에서 열린 ‘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 참가자들이 강변에 앉아 있다. 조태형 기자

지난해 5월 서울 한강 잠수교에서 열린 ‘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 참가자들이 강변에 앉아 있다. 조태형 기자

강변에 앉아 가장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1등이 되는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잠수교에서 열린다. 올해는 대회 10주년을 맞아 역대 우승자들의 비법도 공개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다음달 12일 오후 4시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개최되는 멍때리기 대회 참가자를 오는 29일까지 선착순 모집한다고 26일 밝혔다.

올해는 1팀에 최대 3명으로 총 70팀을 선발한다. 대회 공식 홈페이지(www.spaceoutcompetition.com)와 인스타그램(instagram.com/thespaceoutcompetition)을 통해 3000팀까지 신청을 받아 연령대와 성별, 직업 다양성을 고려해 최종 참가자를 뽑을 예정이다.

지난해 선수 선발 경쟁률은 45대 1에 달했다. 대회 당일 결원이 생기면 현장 추첨으로 충원한다.

2014년 서울광장에서 처음 시작된 멍때리기 대회는 2016년부터 한강으로 자리를 옮겨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무념무상의 시간을 갖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가치 없는 것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깨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대회 규칙은 1시간30분 동안 어떤 행동이나 생각을 하지 않고 멍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선수들은 말을 할 수 없는 대신 색깔 카드를 제시해 의사표현을 할 수 있다. 졸릴 때 빨간 카드를 내면 마사지를 해주고, 목이 마를 때 파란 카드를 내면 물을 준다. 더울 때 노랑 카드를 제시하면 부채질 받을 수 있고, 기타 불편사항은 검정 카드로 표시한다.

멍때리기에 실패하면 퇴장 카드를 받고 저승사자 복장을 한 진행자의 안내로 경기장 밖으로 끌려나간다.

우승자는 심박수와 현장 시민투표를 종합해 선정된다. 선수들이 착용한 암밴드 형 심박 측정기로 15분마다 심박수를 확인해 안정적인 그래프를 나타내거나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는 사람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 1등은 트로피와 상장, 2~3등은 상장이 수여한다. 선수 전원에게는 참가인증서를 준다.

10년을 맞은 올해는 대회 현장에 역대 우승자들의 소감과 노하우 담긴 메시지가 전시될 예정이다. 지난해 우승자 등이 시상식 전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하는 시간도 갖는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10년을 맞은 ‘한강 멍때리기 대회’로 일과 업무에서 벗어나 재충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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