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가족 377명 진천 숙소 입소…법무부 “기적같은 하루, 주민께 감사”

허진무 기자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와 그 가족이 27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들어서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와 그 가족이 27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들어서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와 가족 377명이 27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 마련된 임시 숙소에 입소했다. 탈레반의 위협을 피해 한국에 입국한 이들의 대다수는 성년이 되지 않은 아이들이었다.

강성국 법무부 차관은 이날 숙소에서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을 환영한 뒤 브리핑을 열어 “아프간 가족들이 한국에서의 첫날을 편안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었다. 이분들에게는 정말로 기적과 같은 하루라고 할 수 있다”며 “이분들이 이곳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넓은 아량과 포용으로 큰 결정을 해주신 진천·음성 지역주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날 임시 숙소에 입소한 아프간 특별기여자는 76가구 377명이다. 외교부가 전날 발표한 378명보다 1명 적은 인원이다. 이들은 남성이 194명(51%), 여성이 183명(49%)이었다. 이들 가운데 미성년자는 231명(61%)으로 절반이 넘었고, 만 6세 이하 아동도 110명(29%)이었다. 전체 76가구 중 6인 가구가 24세대로 가장 많았고 8인 기구도 6세대가 있었다. 군수송기 정원 문제로 함께 입국하지 못한 특별기여자 3가구 13명도 이날 입국해 곧 입소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은 전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코로나19 PCR(유전자증폭)검사를 마쳤다. 377명 중 360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17명은 판정값이 불명확해 24시간이 지난 뒤 재검사한다. 이들은 방역수칙에 따라 2주간 격리 조치되는 동안 하루 3회 체온검사를 받는다. 격리한 지 1주가 지났을 때는 2차 PCR검사를 실시한다. 법무부 교정본부 소속 의사 2명, 간호사 3명, 국방부 군의관과 장호장교 등 10명이 상주하며 건강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법무부 직원 40명과 민간 전문방역인력 12명 등 59명이 ‘생활시설운영팀’으로 구성돼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을 지원한다. 방 배정에는 보호자가 필요한 12세 이하의 아동이나 장애인이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도록 3~4인실을 배정했다. 시설 내에 보육시설이 없지만 영유아가 많은 점을 고려해 격리 조치가 끝나면 임시 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다. 식사는 방역을 위해 구내식당을 이용하지 않고 종교를 고려한 도시락을 제공한다. 통역인 1명은 숙소에 상주하고 전화통역이 가능한 통역인 9명을 별도로 구성했다. 시설 외부는 경찰이, 시설 내부는 법무부가 안전 관리를 담당한다.

법무부는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어, 한국 문화, 법질서 등을 교육할 계획이다. 이들은 난민이 아닌 특별기여자 지위로 입국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지원과 처우가 정해지지 않았다.

강 차관은 “생계비, 의료비, 주거지원비 등 초기 정착에 필요한 지원은 관계부처와 협의해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이분들이 잘 적응해 생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깊은 이해와 지원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들이) 우리 사회로 나가게 되는 날, 우리의 이웃으로 반갑게 맞아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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