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자녀 입시비리'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징역 4년' 확정

박용필 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남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9년 8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이후 검찰이 그의 가족 비리 의혹을 수사하기 시작한 지 2년 5개월 만이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7일 업무방해, 자본시장법·금융실명법 위반, 증거인멸·증거은닉 교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전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 절차가 종료됨에 따라 정 전 교수의 보석 신청도 기각됐다.

정 전 교수는 딸 조모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해 서울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등에 활용하는 등 학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 2차전지 업체 WFM과 관련한 미공개 정보를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 등으로부터 입수한 뒤 차명으로 주식을 거래해 재산상 이익을 취한 혐의, 증거를 인멸하거나 인멸 교사를 한 혐의 등을 받았다.

검찰은 2019년 9월 정 전 교수를 표창장 위조 혐의로 기소한 뒤 조범동씨와 조 전 장관의 동생 조권씨 등을 기소했고, 이후 정 전 교수에게 다른 혐의들을 더해 추가 기소했다.

2020년 1심 재판부는 공소가 제기된 25가지 혐의 사실 중 16가지를 유죄로 판단해 정 전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4000여만원을 선고했다.

지난해 8월 항소심 재판부도 정 전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WFM과 관련한 미공개 정보를 취득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 중 일부 장외 매수 행위 등을 무죄로 판단해 벌금은 5000만원으로, 추징금은 1000만원으로 대폭 줄였다. 자산관리인에게 자신의 주거지와 사무실에 있던 증거를 없애라고 교사한 혐의 등은 1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입시비리 관련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주요 증거가 발견된 동양대 강사휴게실 PC의 증거 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정 전 교수 측은 “피의자의 동의 없이 피의자 소유의 PC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입수한 것이라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한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임의 제출 형식으로 입수한 증거에서 혐의와 무관한 증거가 발견될 경우 다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해야 하고, 소유자에게 증거 탐색 절차 참여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판례를 만들었다. 이를 근거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이날 확정된 정 전 교수의 사건과 별도로 1심이 진행 중인 조 전 장관 부부의 자녀 입시비리 재판에서 동양대 강사휴게실 PC에 대한 증거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동양대 PC’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상고심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대법원은 ‘동양대 PC’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PC가 동양대 휴게실에 장시간 방치돼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PC의 실질적인 소유자를 정 전 교수가 아닌 동양대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영장 사본을 먼저 제시하고 계좌추적을 한 뒤 나중에 영장 원본을 제시한 행위에 대해서도 “적법절차와 영장주의 원칙을 잠탈하려는 의도로 보이지 않는다”며 계좌추적을 통해 확보된 금융거래자료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조 전 장관은 대법원 선고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 저녁은 가족이 모여 따뜻한 밥을 같이 먹을 줄 알았으나, 헛된 희망이 되고 말았다. 참으로 고통스럽다”며 “그동안 음양으로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이제 나라의 명운을 좌우할 대선에 집중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면서 “선진국 대한민국이 대선 결과 난폭 후진하게 될까 걱정이 크다. 제 가족의 시련은 저희가 감당하겠다”고 했다.


Today`s HOT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폭격 맞은 라파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침수된 아레나 두 그레미우 경기장 휴전 수용 소식에 박수 치는 로잔대 학생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