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여차례 성매매 강요에 가혹행위… 동창생 숨지게 한 20대 항소심서 징역 27년

김태희 기자
수원고등법원 전경. 연합뉴스

수원고등법원 전경. 연합뉴스

동창생에게 2000여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강요하고 감금하거나 가혹행위를 해 결국 숨지게 한 2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더 높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김성수)는 중감금 및 치사, 성매매 강요, 성매매 약취,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7)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7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8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나 수사기관이 제출한 범행 관련 폐쇄회로(CC)TV 등 객관적인 사실관계에 대해서만 인정하고 있다”며 “피해자는 피고인의 잔혹 행위로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기본적인 인권을 침탈당한 채 성매매를 당하고 노예와 같은 삶을 살다가 죽음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그의 동거 남성 B씨와 이들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C씨에 대한 항소심에서는 원심과 같은 징역 8년과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는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친구인 D씨(26·여)를 경기 광명시 자신의 집 근처에 거주하게 하면서 2145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시키고, 성매매 대금 3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D씨 집에 홈캠을 설치하고 위치 추적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 감시하면서, 하루 평균 5∼6차례 인근 모텔 등지에서 성매매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에 정해진 액수를 채우지 못하면 자신의 집으로 불러 구타, 수면 방해, 겨울철 냉수 목욕 등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중고교 및 대학 동창이자 직장생활까지 함께한 D씨의 심약한 마음을 이용해 “성매매 조직이 배후에 있어 네가 일하지 않으면 다칠 수 있다”고 협박하면서 성매매를 강요했다. A씨는 또 특정 자세로 사진을 찍도록 하는 등 D씨에게 3868건의 성착취물을 촬영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성매매 강요와 가혹행위를 견딜 수 없었던 D씨는 고향으로 달아났으나, A씨는 B씨와 함께 병원에서 치료받던 D씨를 찾아내 다시 서울로 데려와 다시 성매매를 강요했다. 범행에 시달리던 D씨는 몸이 쇠약해진 상태에서 냉수 목욕 등 가혹행위로 인한 저체온증으로 결국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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