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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이재명 성남시장 재선’ 위해 직원들에 댓글 지시”···온라인 선거운동 동원 정황

이보라 기자

검찰, 민간사업자들 진술 확보...구체적 정황 파악 중

이 대표 측 온라인 지지 댓글 관여 여부도 수사할 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민간사업자 남욱 변호사가 회사 직원들을 동원해 2014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에 도움되는 온라인 댓글을 달게 했다는 정황을 검찰이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남 변호사는 지난 22일 구속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지난해 4~8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전달한 8억여원을 마련해준 것으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대장동 개발 사업 본격화 이전부터 남 변호사를 비롯한 민간사업자들이 이 대표 측의 선거운동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정도의 관계를 맺고 있던 정황이 검찰에 포착된 셈이다.

23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지난 4일 남 변호사와 전 판교AMC 대표 겸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 사내이사 A씨를 불러 함께 조사하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판교AMC는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정재창씨가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인 2009년 자금관리, 사업설계 등을 위해 설립한 시행사이며,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는 사업 자금 조달을 위해 만든 자산관리사(PFV)다. 두 회사는 2015년 대장동 개발 당시 설립된 성남의뜰(시행사)과 화천대유자산관리(자산관리사)의 전신인 셈이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2014년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시장 재선에 나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질적인 회사 공동 소유주였던 남 변호사가 당선에 도움이 되는 취지의 댓글을 달도록 직원들에게 시켰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다른 직원 B씨에게서도 “남 변호사가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에 유리한 댓글을 달아달라고 해 몇 번 인터넷에 댓글을 단 적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남 변호사는 당시 직원들에게 “가족들에게도 ‘이재명을 뽑아야 한다’는 취지의 댓글을 달라고 부탁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검찰은 당시 판교AMC 직원들이 어떤 포털 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댓글을 달았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는지 등을 추적하고 있다. 직원들은 “오래 전 일이라 정확히 어디에 댓글을 달았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특혜 등을 얻기 위해 남 변호사 측에서 이 대표 측으로 정치자금을 건넨 것은 물론 선거운동까지 도울 정도로 유착 관계가 형성돼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온라인 지지 댓글 독려에 이 대표 측의 지시나 관여가 있었는지도 검찰 수사범위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지난 9월 남 변호사와 유동규 전 본부장 등을 부패방지법 위반으로 기소한 공소장에도 이들이 “성남시장 재선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취지로 대화를 나눴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공소장에는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민간 개발 사업자들로부터 돈을 받기 시작할 무렵인 2013년 남 변호사에게 ‘부동산 개발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시장의 재선이 중요하다. 민간사업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도 동시에 시장 재선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한 몸이고 내년 선거에서 이재명 시장을 어떻게 당선시킬 것인지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1일 대장동 사건 재판에 출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세계에는 의리 그런 게 없더라. 지금까지 착각하고 살았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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