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여행’으로 검찰 반박한 이재명...“관광지 함께 갔다고 다 아는 사이 아니잖나”

이혜리 기자    김혜리 기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31일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함께 출장을 갔으니 아는 사이’라는 검찰 주장에 대해 ‘패키지 여행’을 예로 들며 ‘모른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혹시 패키지 여행을 다녀와보신 적이 있느냐. 패키지 여행 참석자들은 같은 차를 타고, 같이 식사하고, 같이 관광지 방문을 하지만 다른 참석자와 친해지지 않는다”며 “밤에 술을 먹고 개인적으로 접촉한다면 가까워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침 인사 정도 하고, 그렇게 상당 기간 함께 보내는 관계”라고 말했다.

검찰은 호주 등 출장에서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함께 찍힌 사진과 영상 등을 근거로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안다고 주장해왔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패키지 여행 참석자들이 사진을 찍기 때문에 얼마든지 이런 장면(함께 있는 장면)이 나올 수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너 패키지 갔으니 걔랑 엄청 친하겠네’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또 “검찰이 낸 사진과 영상을 보더라도 둘(이 대표와 김 처장)이 대화하거나 마주보는 장면이 없다”면서 “단지 같은 프레임에 있었다는 이유로 가까운 사이, 모를 수 없는 사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이 대표가 김 전 처장과 출장 일정에서 빠져 함께 골프를 쳤기 때문에 모를 리 없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이 대표 측 변호인은 한국 골프장과 외국 골프장의 시스템 차이를 간과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변호인은 “한국 골프장 시스템은 아침에 만나서 골프 치고 술 한잔 하고 놀다가 후반전 치고, 같이 씻고 저녁 먹고, 술 한잔 하고 그런다”며 “하지만 외국은 대부분 식사나 쉬는 것도 아주 간략하고 술을 안 파는 곳도 많다. 그냥 골프치고 운동하고 끝나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또 “국내 골프장에서 상상하는 그런 긴밀한 접촉이 있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원래 알던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와 처음 보는 사람과 골프를 쳤다면 7년이 지나고 기억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이 대표 측의 ‘패키지 여행’ 주장에 대해 검찰은 “출장이 패키지 여행인 것처럼 말하는데 출장은 공무상 목적으로 간 것”이라며 “같이 출장간 공무원을 패키지 여행에서 처음 만난 사람처럼 말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일정에서 이탈해 소속 공무원과 골프를 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일반 공무원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인데, 그런 이례적인 일을 같이 한 사실을 패키지 여행에서 처음 만난 것처럼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이상현)는 이 대표가 지난 대선 때 방송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자였던 김 전 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발언한 게 허위사실 공표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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