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 입학' 발표 나흘 만에···박순애 “국민 원치 않으면 폐기”

남지원 기자

박 교육부총리, 학부모단체 간담회서

“공교육 대안 중 하나, 바뀔 수 있다”

‘정책 철회’ 요구에 “수정·변경” 수습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학연령 하향 관련 학부모 의견 수렴을 위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학연령 하향 관련 학부모 의견 수렴을 위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 정책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폐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통해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을 골자로 하는 학제개편안을 보고한 지 나흘 만이다. 반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아무리 좋은 개혁정책이라도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갈 수도 없다”고 말하자 교육부도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 부총리는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학부모단체 관게자들과의 긴급 간담회에서 “국민들이 만약 정말로 이 정책을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정책은 폐기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전부 원하지 않는 정책을 어떻게 추진하겠나”라고 말했다. 박 부총리는 “학제개편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더 나은 공교육 서비스를 제공할지에 대한 대안 중 하나로 나온 것이고 대안은 목표를 위해 바뀔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얖서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에게 ‘이르면 2025학년도부터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단계적으로 만 5세로 낮추겠다’고 보고했다.

박 부총리는 “업무보고 때 발표했던 취학연령 하향과 관련해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이는 조기에 양질의 공교육으로 아이들을 편입해 모두 같은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책임지기 위한 것”이라며 “다만 학제개편은 어디까지나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앞으로 사회적 논의와 공론화를 거쳐 구체적 추진방안을 결정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 단체 대표들은 학제개편안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홍민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초등학교 입학은 강력한 학습의 신호”라며 “(취학연령 하향 소식을 접한) 사교육 시장은 이미 어떻게 마케팅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송성남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왜 갑자기 입학연령을 낮추겠다고 하는지 모든 학부모들이 의아해한다. 주변에도 찬성하는 학부모가 한 명도 없고 너무 뜬금없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정책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는 요구도 빗발쳤다.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대표는 “정책을 철회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며 “철회하지 않으면 저희는 (박 부총리) 사퇴 운동을 벌이겠다는 점을 명심해달라”고 말했다. 김영연 한국교육개혁전략포럼 사무총장은 “학제와 영유아 공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제로베이스에서 연구를 시작하겠다고 (부총리가)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박 부총리는 “정책은 수정되고 변경되고 전환될 수 있다. 오늘 우려들을 다 들으러 온 것이고 듣고 정책이 수정되고 변경될 수 있다”며 거듭 수습했다. 박 부총리는 또 “우려와 심려의 말씀을 주시게 된 부분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어떤 정책이든 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추진하겠다”라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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