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 시행하자 학교폭력 11% 감소···인권 친화적 문화가 긍정 영향”

남지원 기자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왼쪽)과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서울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8개 시도교육감 입장문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왼쪽)과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서울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8개 시도교육감 입장문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충남에 이어 서울에서도 학생인권조례 폐지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학생인권조례 시행이 학교폭력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 학생인권조례를 계기로 자리 잡은 인권친화적 문화가 학생들의 문제행동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25일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따르면 서울대 박사과정인 정설미씨와 정동욱 서울대 교수는 한국교육행정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교육행정학연구에 2020년 게재한 논문 ‘학생인권조례 시행과 중학교 학교폭력의 관계 분석’ 에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학생인권조례 제정 지역과 미제정 지역의 중학교 학교폭력 심의건수를 분석했다. 이 시기에는 경기·광주·서울·전북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차례로 제정돼 시행됐다.

분석 결과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기 전인 2010년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역의 학교폭력 심의건수 평균이 더 높았다. 그러나 2012년 이후 점차 감소했고 2015년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역의 학교폭력 심의건수가 없는 지역보다 소폭 적었다. 통계분석 결과 학생인권조례 시행 후 학교폭력 심의건수는 시행 전과 비교해 약 11.2% 유의미하게 감소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학생인권조례 시행과 학교폭력 감소 사이에 실제 인과관계가 있었는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지만, 시행 전후 학교폭력 심의건수가 달라졌다는 사실 자체는 통계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특히 학교폭력 발생 빈도가 비교적 높은 학교일수록 학생인권조례가 학교폭력 감소에 끼친 영향이 더 컸다. 연구진이 학교폭력 발생빈도가 상위 25%에 해당하는 학교만을 한정해 분석한 결과 이들 학교의 2012년 이후 학교폭력 심의건수는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역이 없는 지역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를 유지했다. 학교폭력 발생빈도 상위 학교는 학생인권조례 시행 후 학교폭력 심의건수가 약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학생인권조례 시행하자 학교폭력 11% 감소···인권 친화적 문화가 긍정 영향”

연구진은 “인권 친화적 문화와 교육방식을 강조하는 학생인권조례가 학생들의 문제행동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교내 인권 친화적 문화 조성을 위한 노력과 함께 학생인권조례가 학교폭력을 감소시키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밝히고 적용하기 위한 지속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은 정치적인 것이고 교육적으로 접근하려면 학생인권조례의 공과를 검토해 확장·개선·보완할 부분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10월 발간한 ‘지방교육자치법규에 대한 사후입법영향분석: 학생인권조례를 중심으로’ 보고서도 학생인권조례 시행 여부에 따른 학생들의 인권인식을 살펴본 결과 학생인권조례 시행 지역 학생들이 미시행 지역보다 일반적인 인권에 대한 인식이 높고 시간이 갈수록 우상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학생인권조례의 시행과 학생인권교육, 학생인권옹호관제도 등 다양한 입법수단을 통해 학생인권조례라는 규범의 실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서울시교육청의 학생인권 실태조사에서도 학생인권조례가 학생들의 인권 보장에 도움이 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초중고 학생 비율이 2015년 64.2%에서 2019년 70.7%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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