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N

시민 품으로 돌아온 인천 역사문화공간 ‘인기몰이’

박준철 기자
지난 21일  전미경 스토리텔러(맨 오른쪽)가 ‘제물포 인문로드 도보투어’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인천시민애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준철 기자

지난 21일 전미경 스토리텔러(맨 오른쪽)가 ‘제물포 인문로드 도보투어’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인천시민애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준철 기자

인천시가 개항기 외국인들의 사교모임 장소·옛 시장 관사 등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들을 새로 단장해 개방한 복합역사문화공간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인천시는 몇 년 전부터 공개한 시민애집과 제물포구락부, 긴담모퉁이집에 이어 1939년 건축된 적산가옥과 소금창고가 있던 부지를 역사산책공간으로 조성해 오는 10월 개방할 예정이다.

지난 21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 중턱에 있는 ‘인천 시민애(愛)집’ 앞마당에서는 전미경 스토리텔러(50)가 ‘제물포 인문로드 도보투어’에 참가한 10여명의 시민들에게 인천의 역사를 들려주고 있었다. 이곳에선 연분홍 철쭉 무리와 수백년 된 고목들 사이로 인천항과 월미도, 인천대교 등 인천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씨는 “시민애집은 인천 앞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명소”라며 “역사성 있는 문화재들을 잘 보존해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면 인천 역사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차이나타운과 인접한 시민애집은 1966~2001년 17명의 인천시장이 관사로 사용했던 곳이다. 인천시는 2021년 7월 이곳을 전시실·북쉼터·휴게공간 등으로 구성해 시민에 개방했다.

부모와 함께 도보투어에 참가한 중학생 홍예연양(14)은 “시민애집이 인천의 역대 시장들이 살던 집이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며 “고향인 인천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어 좋았다”고 말했다.

인천 시민애집 실내에 전시된 조각작품들. 박준철 기자

인천 시민애집 실내에 전시된 조각작품들. 박준철 기자

시민애집 바로 뒤편 숲으로 우거진 곳에 2층 흰색건물이 있다. 주로 전시장으로 이용되는 1층에는 정용일 작가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고, 2층에는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바를 비롯해 고풍스러운 탁자와 의자들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이곳이 바로 1901년 청나라와 일본, 미국, 러시아 등 외국인들의 사교모임 장소로 사용된 ‘제물포구락부’다.

당시에는 사교실과 도서실·당구대·식당과 테니스 코트 등도 갖췄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때는 일본부인회가 이용했고 광복 후에는 미군사병구락부, 1953년부터 1990년까지 인천시립박물관으로 활용됐다.

제물포구락부는 한국 근·현대사의 파란만장한 격동과 더불어 많은 애환을 간직한 건물이다. 인천시는 1993년 인천시 유명문화재로 지정된 제물포구락부를 2020년 6월 시민의 품으로 돌려줬다. 제물포구락부에서는 인문학 강좌와 클래식·청년 콘서트, 회화전시 등이 열린다.

개항기 외국인들의 사교모임 장소인 제물포구락부. 박준철 기자

개항기 외국인들의 사교모임 장소인 제물포구락부. 박준철 기자

1938년 지어져 1954년부터 1966년까지 인천시장 관사로 사용된 중구 신흥동의 ‘긴담모퉁이집’도 문화공간으로 조성돼 지난해 5월 개방됐다. 인천시는 1977년 매각돼 가정주택으로 이용되던 지하 1층, 지상 2층의 단독주택을 2020년에 매입해 정비했다.

긴담모퉁이집에는 전시실과 역사 전문 도서와 기증 도서로 시민 서재를 꾸몄다. 외벽은 갤러리로 활용해 지역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최근 들어서는 인근 가게와 가정집 담벼락에도 그림을 전시해 골목 갤러리로 변신하고 있다.

인천시는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들을 발굴·보존하는 한편 그중 일부는 공연·강연·전시·체험·쉼터 등 복합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해 개방하고 있다. 복합역사문화공간의 프로그램을 이용한 시민들과 방문객은 지난해 11만6000여명에 이른다. 올 3월 말까지도 3만1813명이다.

최정은 인천시 문화유산과장은 “소중한 유산이 시민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물포구락부 내부. 박준철 기자

제물포구락부 내부. 박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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