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는 여성, 가족 부양은 남성 몫’ 경제 불평등에…이 생각 도로 늘었다

김원진·김나연 기자

3년 전보다 성역할 고정관념 강화

전문가들 “코로나 거치며 보수화”

윤 정부 ‘성평등 지우기’ 영향도

‘가사는 여성, 가족 부양은 남성 몫’ 경제 불평등에…이 생각 도로 늘었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 결과 3년 전에 비해 ‘성역할 고정관념’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세대와 성별에서 ‘경제적 부양·의사결정은 남성, 가사 및 돌봄은 여성’이라는 가족 내 성역할 고정관념에 동의하는 비율이 늘었다. 23일 여가부의 2020년과 2023년 가족실태조사 기초분석보고서를 보면 ‘가족 내 남성과 여성의 역할 인식’을 묻는 동일 문항 4개에 대한 동의율이 모두 상승했다.

‘가사는 주로 여성이 해야 한다’에 대한 동의율은 지난해 26.4%로 2020년(12.7%)에 비해 2배 넘게 늘었다. ‘가족의 경제적 부양은 주로 남성이 해야 한다’에 대한 동의율도 2020년 22.4%에서 지난해 33.6%로 1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가족의 의사결정은 주로 남성이 해야 한다’ ‘가족 돌봄(자녀·부모 등)은 주로 여성이 해야 한다’에 동의한다는 비율도 지난해가 2020년에 비해 10%포인트가량 높았다.

전 연령대와 남녀 모두 성역할 고정관념에 동의하는 비율이 3년 전에 비해 상승했다. 여성과 20세 미만 및 20~30대의 동의율이 크게 상승한 점도 특징적이다. ‘가족의 경제적 부양은 주로 남성이 해야 한다’에 대한 동의율이 20세 미만(7.2%→22.8%)은 3배, 20대(10.4%→22.1%)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확대된 경제적 불평등이 성역할에 대한 인식 후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코로나 시기 여성의 자녀 독박 양육이 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여성들 또한 많아지면서 보수화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성평등은 말하기 어려워지고 여성혐오 발언은 자유로워진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조사 결과 이면에 깔린 결혼과 출산의 계급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김순남 가족구성권연구소 대표는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지위가 대체로 낮기에 여성은 결혼 시 남성의 경제적 조건이 더 나은지 고려하기도 한다”며 “이는 경제적 불평등의 반영”이라고 했다. 실제 저소득층의 성역할 고정관념 인식은 더 가파르게 강화됐다. 가족소득 월 100만~200만원 구간에선 ‘경제적 부양은 주로 남성이 해야 한다’에 동의한다는 답변(26.4%→43.2%)이 전 소득구간 평균보다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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